“5분만 기다리세요”… 자른 브로콜리·양배추가 혈당 관리에 효과적인 과학적 원리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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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포라판 성분의 혈당 강하 효과 입증
위 건강과 체중 감량은 덤, 십자화과 채소의 놀라운 힘

브로콜리
칼로 자르는 브로콜리 / 푸드레시피

아침 식사 후 급격한 피로감과 나른함을 느낀다면 ‘혈당 스파이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당뇨병 대란 속에서, 하루 혈당 관리의 성패는 아침 식단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때 가장 손쉽고 강력한 해결책이 바로 브로콜리양배추 한 조각에 숨어있다.

브로콜리와 양배추가 혈당 조절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설포라판(Sulforaphane)이라는 강력한 생리 활성 물질 때문이다.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된 한 연구는 이 성분의 놀라운 효과를 명확히 입증했다.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12주간 브로콜리 새싹 추출물을 섭취하게 한 결과, 공복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체질량지수와 염증 수치까지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최고의 효과를 위한 5분의 비밀

양배추
반으로 자르는 양배추 / 푸드레시피

설포라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중요한 과정이 필요하다. 놀랍게도, 브로콜리 자체에는 설포라판이 들어있지 않다.

설포라판은 브로콜리의 세포가 잘리거나 씹힐 때, 글루코라파닌(Glucoraphanin)이라는 물질이 미로시나아제(Myrosinase) 효소와 만나면서 비로소 생성된다.

이 화학 반응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도록, 브로콜리나 양배추를 잘게 자른 뒤 바로 먹지 말고 상온에서 5~10분 정도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이 짧은 시간이 설포라판의 생성을 폭발적으로 늘려 우리 몸이 그 효능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게 돕는다. 전날 밤 미리 채소를 씻어 잘라두는 것만으로도 바쁜 아침, 최고의 건강 습관을 실천할 수 있다.

위장을 지키는 방패, 양배추와 식이섬유

샐러드
브로콜리, 양배추 샐러드 / 푸드레시피

십자화과 채소의 힘은 설포라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양배추는 아침 공복에 섭취했을 때 위 건강을 지키는 훌륭한 파수꾼이 된다.

양배추에 풍부한 비타민 U(정식 명칭: S-메틸메티오닌)는 위산과 자극물질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이 성분은 간의 지방 대사를 도와 지방간 예방 및 관리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브로콜리와 양배추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혈당을 조절하는 또 다른 핵심 요소다. 밥이나 빵과 같은 탄수화물 음식을 먹기 약 15분 전, 이 채소들을 먼저 섭취하면 식이섬유가 위장에서 일종의 ‘방어막’을 형성한다.

이 섬유질이 탄수화물의 소화와 흡수 속도를 물리적으로 늦춰, 식후 혈당이 가파르게 치솟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더불어 약간의 섭취만으로도 포만감을 주어 자연스럽게 전체 식사량을 줄여주니, 체중 관리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작은 습관이 만드는 건강한 아침

브로콜리
접시에 담긴 자른 브로콜리 / 푸드레시피

브로콜리는 100g당 열량이 28kcal에 불과하고, 레몬의 2배에 달하는 비타민 C를 함유한 저칼로리 고영양 식품이다. 혈압 조절에 이로운 칼륨 또한 풍부하지만,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엔 전문가와 상의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침 공복에 생브로콜리나 양배추 몇 조각을 먼저 먹고, 그 뒤에 달걀과 같은 단백질 식단을 더하는 것.

이 간단한 습관 하나가 혈당을 안정시키고, 위장을 보호하며, 체중 감량의 선순환을 만드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매일 아침을 건강하게 여는 이 작은 변화를 통해, 만성질환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내는 지혜를 발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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