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 2인분 기준 소주 20mL가 적정량

현미밥은 건강에 좋다는 건 알지만 거친 식감 때문에 꾸준히 먹기 어렵다. 백미에 비해 섬유질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지만, 딱딱하고 푸석한 질감 때문에 한두 번 시도하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현미를 불리지 않고 바로 지으면 씹는 맛이 거칠어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는 불만을 표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현미밥을 지을 때 소주를 조금 넣으면 식감이 부드러워질 뿐 아니라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함량도 17% 증가한다.
알코올 성분이 현미 세포벽을 투과하면서 결합형 폴리페놀을 분리해내고, 동시에 전분 호화를 촉진해 밥알이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게다가 조리 과정에서 알코올은 대부분 휘발되므로 알코올 냄새나 맛은 거의 남지 않는다.
소주 속 알코올이 폴리페놀 추출을 돕는 원리

폴리페놀은 현미 속에 단백질이나 탄수화물과 결합된 형태로 존재하는데, 물만으로는 이 결합을 완전히 분리하기 어렵다.
반면 알코올은 물보다 용해력이 뛰어나 세포벽을 투과하면서 결합형 폴리페놀을 분리해낸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 소주를 넣은 현미밥은 폴리페놀 함량이 223.69μg/g에서 262.63μg/g으로 17% 증가했다.
무엇보다 알코올의 끓는점이 78.4도로 물(100도)보다 낮아 실제 끓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분 호화가 충분히 진행된다. 전분 호화란 전분 입자가 물을 흡수해 부풀어 오르는 과정인데, 이 과정이 오래 지속될수록 밥알이 부드러워진다. 이 덕분에 현미밥의 경도가 9%에서 최대 12.7%까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조리 중 알코올은 70%에서 90% 정도 휘발되지만 0.3%에서 2% 정도는 잔존할 수 있다. 따라서 소아, 청소년, 임산부, 수유부, 간질환자, 알코올 제한 대상자는 이 방법을 피해야 한다. 이들을 위해서는 녹차물이나 현미 불림 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다.
2인분 기준 쌀 100g에 현미 30g과 소주 20mL

일반 가정에서 2인분을 기준으로 할 때 백미 100g에 현미 30g을 섞고, 물 100mL와 소주 20mL를 넣는 것이 적정 비율이다. 소주는 발효 알코올 함량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은데, 도수가 낮으면 폴리페놀 추출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쌀과 현미를 섞은 뒤 물과 소주를 부어 30분 정도 불린 다음 일반 밥솥에서 취사하면 된다.
이때 압력밥솥보다 일반 밥솥을 사용하는 게 좋다. 압력밥솥은 내부 온도가 118도까지 올라가면서 폴리페놀이 일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밥솥은 100도 안팎에서 조리되므로 폴리페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충분히 부드럽게 밥을 지을 수 있다. 뚜껑을 살짝 열고 조리하면 알코올이 더 빠르게 휘발되지만, 대부분의 밥솥은 뚜껑을 닫은 상태에서도 증기 구멍을 통해 알코올이 충분히 날아간다.

밥이 완성된 후에는 10분 정도 뜸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 시간 동안 남은 수분이 고르게 퍼지면서 밥알이 더 윤기 나고 부드러워진다.
혹시 알코올 냄새가 걱정된다면 뜸을 들일 때 뚜껑을 살짝 열어두면 된다. 다만 실제로는 조리 과정에서 대부분 휘발되므로 냄새가 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항산화 성분 증가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폴리페놀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성분으로, 체내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세포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여러 연구에 따르면 폴리페놀 섭취가 심혈관 건강과 대사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됐다. 현미는 백미에 비해 원래 폴리페놀 함량이 1.5배 이상 높은 편인데, 소주를 넣으면 이 수치가 더 올라가는 셈이다.
또한 소주를 넣은 현미밥은 노화 속도가 느려진다. 밥을 냉장 보관했다가 다시 데워 먹을 때도 딱딱해지는 정도가 적어 식감이 유지된다.
이는 알코올이 전분 재결정화를 억제하기 때문인데, 덕분에 도시락용으로도 적합하다. 다만 매일 소주를 넣어 밥을 지을 필요는 없고, 일주일에 2회에서 3회 정도 활용하면 충분하다.
현미밥의 건강 효과는 결국 얼마나 꾸준히 먹느냐에 달려 있다. 아무리 영양가가 높아도 식감 때문에 멀리하게 되면 의미가 없다.
소주 두 잔으로 식감과 영양을 동시에 잡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특별한 도구나 재료 없이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 시도할 수 있으니, 현미밥에 거부감이 있던 가족도 다시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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