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독이라도 풀었나?…부산 하천에서 떼죽음 원인, 어이없게도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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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천서 정어리 집단 폐사

정어리
정어리 / 게티이미지뱅크

2026년 1월 초 부산 도심을 관통하는 동천 하류에서 정어리 수천 마리가 집단 폐사하며 강바닥을 하얗게 뒤덮었다.

수질 개선을 위한 해수도수관 공사 중 배수 과정에서 좁은 공간에 갇힌 정어리 떼가 산소 부족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어리는 몸집에 비해 산소 소비량이 멸치·청어보다 약 3배 높아 산소 부족에 매우 취약한 어종이다.

이번 사건은 2018년 동천 생태하천 복원 공사 때 숭어 등 어류 수천 마리가 떼죽음한 사례에 이어 반복된 참사다.

정어리는 ‘바다의 쌀’로 불리며 해양 먹이사슬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오메가-3 지방산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재료로 식탁에도 오른다. 단, 등푸른 생선 특성상 보관과 조리 방법을 제대로 지켜야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플랑크톤 먹고 자라 상위 포식자 먹여 살리는 ‘바다의 쌀’

정어리
정어리 / 게티이미지뱅크

정어리는 청어목 청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북서태평양 연안인 우리나라 동해·남해를 비롯해 일본·중국·연해주 등에 분포한다.

출현 수온은 약 11~20.5℃로,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연안에서 주로 어획되는 편이다. 치어 시절엔 동물성 플랑크톤을, 성어가 되면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으며 성장한다.

정어리는 수천에서 수만 마리가 피쉬볼 형태의 거대한 무리를 지어 이동하며, 포식자가 나타나면 일제히 방향을 바꾸는 군무를 펼친다.

이처럼 대규모 군집을 이루는 정어리는 고등어·명태·가다랑어·상어·고래·갈매기 등 다양한 해양동물의 주요 먹이가 되어 ‘바다의 목초’ 또는 ‘바다의 쌀’로 불린다. 먹이사슬 하단에서 플랑크톤을 섭취한 뒤 상위 포식자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셈이다.

100g당 EPA 1.4g·칼슘 94mg 함유한 등푸른 생선

정어리
정어리 / 게티이미지뱅크

정어리는 등푸른 생선의 대표 어종으로, 생것 100g 기준 에너지는 약 199kcal이며 단백질 약 25g과 지방 약 11g이 들어 있다.

지방 중 상당 부분은 오메가-3 지방산으로, 특히 EPA는 100g당 약 1.4g 수준이다. 칼슘은 약 94mg, 칼륨은 약 440mg이 함유돼 있고, 비타민 D도 어패류 중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말린 정어리의 경우 칼슘 함량이 생물 대비 약 15배까지 증가해 100g 섭취 시 하루 칼슘 권장량 이상을 채울 수 있다. 정어리는 생으로 회나 구이로 먹거나 조림·튀김으로 조리하며, 건어나 통조림 형태로도 유통된다.

다만 먹이사슬 하단에 위치해 대형 포식성 어류보다 중금속 축적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생선 섭취는 종류와 양을 다양하게 하는 게 좋다.

눈 맑고 아가미 선홍색인 개체가 신선

정어리
정어리 구이 / 게티이미지뱅크

신선한 정어리를 고를 때는 눈이 맑고 투명하며 약간 돌출된 개체를 선택한다. 아가미는 선홍색이고 점액이 적으며 깨끗해야 하고, 살은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있어 자국이 잘 남지 않는 게 좋다. 비늘이 단단히 붙어 있고 윤기가 나며, 비린내가 지나치게 강하지 않은 것이 신선도가 높은 편이다.

정어리는 구입 후 가능한 한 빨리 내장을 제거하고 흐르는 물로 피와 검은 막을 씻어낸 뒤, 랩이나 밀폐용기에 담아 0~5℃ 정도로 냉장 보관한다.

등푸른 생선은 상온에 방치하면 히스타민이 생성될 우려가 있어 냉장 보관해도 가급적 1~2일, 길어도 7일 이내에 섭취하는 게 안전하다. 냉동할 경우 -18℃ 이하에서 한 번 먹을 양씩 나눠 포장해 최대 약 3개월 내 소비하는 게 좋다.

85℃ 이상 가열 필수

정어리
정어리 / 게티이미지뱅크

정어리는 손질 시 비늘과 머리·지느러미를 제거한 뒤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내고, 흐르는 물로 깨끗이 세척한다. 소금을 약간 뿌려 구이로 먹거나 간장·고춧가루·마늘 등을 넣어 조림으로 조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어패류는 신선도가 떨어지면 식중독 위험이 커지므로, 중심온도 85℃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 조리하는 게 안전하다.

정어리는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어류’ 범주에 포함되므로, 어류 알레르기 병력이 있다면 섭취 전 성분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정어리
정어리 구이 / 게티이미지뱅크

등푸른 생선은 히스타민 생성 우려가 있어 상온에 오래 두지 말고 냉장·냉동 보관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임신·수유기이거나 특정 질환이 있다면 정부의 생선 안전섭취 가이드를 참고하는 게 좋다.

정어리는 해양 생태계를 떠받치는 먹이 자원인 동시에 오메가-3와 단백질을 공급하는 식재료다. 부산 동천 떼죽음 사건은 도심 하천 공사 과정에서 생물 보호 대책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줬다. 앞으로 공사 설계 단계부터 어류 대피 경로 확보와 수질 모니터링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정어리를 구입할 땐 신선도를 꼼꼼히 확인하고, 구입 후엔 즉시 냉장·냉동 보관해 히스타민 생성을 막아야 한다. 조리 시 중심부까지 충분히 가열하고, 어류 알레르기가 있다면 섭취를 피하는 게 안전하다. 제철 정어리를 안전하게 즐기되, ‘바다의 쌀’을 지키는 일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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