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위는 어떤 식물일까, 봄엔 잎 여름엔 줄기 먹는 이유

장마와 무더위가 번갈아 기승을 부리는 여름, 잃어버린 입맛과 뚝 떨어진 기력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몸은 계절의 기운을 듬뿍 머금은 제철 음식을 필요로 한다.
수많은 여름 채소 중에서도 특유의 쌉쌀한 맛으로 미각을 깨우고 건강까지 채워주는 식재료가 있으니, 바로 머위다.
봄에는 여린 잎을 쌈이나 나물로 즐기고, 여름에는 아삭한 줄기를 별미로 맛보는 머위는 계절의 흐름을 오롯이 담아내는 고마운 식물이다.
‘봄에는 잎, 여름에는 줄기’… 계절의 맛을 품은 머위

‘머우’ 또는 ‘머구’라는 정겨운 이름으로도 불리는 머위는 우리나라 전역의 서늘하고 습한 응달에서 무리 지어 자생하는 국화과 식물이다.
이른 봄, 언 땅을 뚫고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 이후 넓게 퍼지는 잎은 봄철 입맛을 돋우는 쌈 채소나 장아찌로 사랑받는다.
여름이 깊어지면 머위의 진가는 잎이 아닌 땅속줄기에서 뻗어 나온 잎자루, 즉 머위대에서 빛을 발한다.
한 뼘 이상 자란 머위대는 부드러우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며, 쌉쌀한 풍미 속에 은은한 단맛을 품고 있어 여름철 별미로 손색이 없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머위에는 폴리페놀과 베타카로틴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며, 예로부터 기침이나 가래를 삭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민간에서 귀하게 쓰였다.
‘반드시 데쳐서’… 안전하고 맛있게 즐기는 법

머위의 쌉쌀한 맛은 매력이지만, 이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머위에는 이로운 성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량이지만 ‘페타시테닌(Petasitenin)’과 ‘후키노톡신(Fukinotoxin)’이라는 자연 독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성분들은 열에 약하고 물에 잘 녹아 나오므로, 끓는 물에 데치고 물에 우려내는 것만으로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
머위대를 손질할 때는 먼저 굵은 줄기 끝부분을 살짝 꺾어 질긴 섬유질 껍질을 벗겨내는 것이 좋다. 이후 소금을 약간 넣은 끓는 물에 머위대를 넣고 3~5분가량 데친 뒤, 찬물에 바로 헹궈 아삭함을 살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쓴맛과 남은 독성 성분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찬물에 최소 30분에서 반나절 정도 담가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손질을 마친 머위대는 냉장 보관하면 며칠간 신선하게 즐길 수 있으며, 물기를 꼭 짜서 소분해 냉동하면 오랫동안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들깨가루와 만나다… 머위대의 맛있는 변신

안전하게 손질된 머위대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식재료가 된다. 가장 대표적인 조리법은 단연 머위대 볶음이다. 쓴맛을 효과적으로 중화하고 고소한 풍미를 더하는 들깨가루는 머위대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달군 팬에 들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손질한 머위대를 볶다가, 다진 마늘과 국간장으로 기본적인 간을 한다. 머위대에 양념이 배면 쌀뜨물이나 멸치 육수를 자작하게 붓고 뚜껑을 덮어 부드럽게 익힌다.
마지막으로 껍질을 벗긴 고운 들깨가루를 듬뿍 넣고 잘 섞어주면, 쌉쌀함은 기분 좋은 풍미로 바뀌고 들깨의 고소함이 폭발하는 일품요리가 완성된다.

이 외에도 된장 양념에 조물조물 무쳐내거나, 탕이나 찌개에 넣어 독특한 향과 식감을 더하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무더위에 지쳐 입맛을 잃었을 때, 자연의 쌉쌀한 기운이 담긴 머위대 요리로 미각을 깨우고 원기를 회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단순한 나물 한 접시를 넘어, 계절의 순리를 따르며 건강을 챙겼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 바로 머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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