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종근 비용과 판로 확보 등 신품종 재배는 신중한 접근 필요

종근 하나당 1200원에 시작해 1만 7000평 규모의 농장으로 성장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전남 보성에서 특수 품종인 ‘카멜레온 두릅’을 재배하는 이춘복 씨가 연간 수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주장하며 귀농 희망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씨 부부는 오전 2~3시간의 작업만으로 하루 평균 30~40kg의 두릅을 수확한다. 1kg당 2만 원의 가격에 판매되어 하루 60만 원에서 80만 원에 이르는 수입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 작물을 ‘돈나무’라고 부르며, 연 매출이 수억 원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러한 고수익의 배경에는 품종의 독특한 특성과 체계적인 재배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카멜레온 두릅’의 특성

이 농가에서 재배하는 카멜레온 두릅은 일반 두릅과 차별화되는 여러 특징을 가진다. 가장 큰 장점은 수확 기간이다. 일반 두릅이 4~5월에만 수확 가능한 봄나물인 반면, 이 품종은 3월부터 10월까지 장기간 수확이 가능하다. 이는 시장에 두릅 공급이 없는 시기에도 판매가 가능해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요인이 된다.
또한 이름처럼 계절과 기온에 따라 색이 변하는 점도 특징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보라색을 띠는데, 이는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 성분 때문이다.
이 씨에 따르면 이 품종은 일반 두릅에 없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고, 인삼의 약 4배에 달하는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다. 가시가 없어 수확과 손질이 용이하다는 점도 생산성을 높이는 장점이다.
재배 성공의 핵심 원리

이춘복 씨는 카멜레온 두릅 재배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로 ‘배수 관리’를 꼽는다. 두릅나무는 뿌리에 물이 고이면 쉽게 고사하기 때문에, 토양의 물 빠짐이 성패를 좌우한다. 그의 농장은 경사지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중장비를 동원해 깊은 골을 만들어 배수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했다.
병충해와 야생동물 피해가 거의 없다는 점도 재배의 편의성을 더한다. 이 씨는 안토시아닌과 사포닌 같은 식물 내재 성분이 강해 벌레나 고라니 같은 동물이 기피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농약 없이도 재배가 가능하며, 두릅이 빽빽하게 자라 땅에 햇빛이 닿지 않아 잡초 관리의 수고도 덜 수 있다.
사업 확장과 귀농인을 위한 과제

6년 전 2000평으로 시작한 농장은 현재 1만 7000평까지 확장됐으며, 겨울철에도 수확이 가능한 스마트팜 시설까지 갖췄다. 그는 직접 개발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 씨는 자신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매주 무료 교육을 진행하며 재배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다만 그는 소규모 텃밭 재배로는 의미 있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최소 1000평 이상의 규모로 시작해야 연 2000만 원 이상의 순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신품종 특용작물은 높은 초기 종근 비용,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시장성, 안정적인 판로 확보의 어려움이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특정 품종의 재배가 확산될 경우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할 위험도 존재한다.
카멜레온 두릅은 긴 수확 기간과 뛰어난 재배 편의성을 바탕으로 농가에 높은 소득을 안겨줄 잠재력을 지닌 작물임이 분명하다. 성공 사례는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 이면에 있는 초기 투자 비용, 시장 변동성, 판로 개척 등의 현실적 위험 요소를 철저히 분석하고, 체계적인 준비를 거쳐 도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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