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음식 먹으면 충치 생기는 줄 알았는데…오히려 ‘이 한 조각’은 치아 보호막을 만듭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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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의 카제인이 치아 보호막 형성

케이크
케이크 / 게티이미지뱅크

단 음식을 먹으면 입안이 산성화되면서 충치 위험이 높아진다. 정상적인 구강 산도는 pH 6.2~7 수준인데, 단 음식을 먹으면 pH 5.5 이하로 떨어지면서 법랑질이 손상되기 시작한다. 이때 양치질이 기본이지만, 당장 양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치즈 한 조각이 도움이 된다.

영국 런던 화이트 덴탈의 수석 치과의사 디파 초프라는 “디저트를 먹은 후 치즈를 섭취하면 입안의 산을 중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치즈의 칼슘과 인, 카제인 단백질이 치아를 보호하는 원리를 살펴봤다.

구강 산도 pH 5.5 이하로 떨어지면 법랑질 용해 시작

치즈
치즈 / 게티이미지뱅크

구강 산도는 치아 건강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정상적인 구강 산도는 pH 6.2~7 수준으로 약알칼리성이며, 침(타액)은 pH 6.5~7.0을 유지하면서 입안의 산을 중화한다. 침은 입안의 산을 씻어내고 치아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덕분에 구강 내 산도가 조절되는 셈이다.

하지만 단 음식을 먹으면 입안의 세균이 당을 분해하면서 산을 생성한다. 이 산이 구강 산도를 pH 5.5 이하로 낮추면 법랑질이 용해되기 시작한다.

pH 5.5는 임계 pH로 불리는 수치로, 이 기준을 넘어서면 치아 표면의 법랑질이 손상되고 충치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삼성병원에 따르면 세균이 생성한 젖산이 치아 표면의 산도를 pH 5.5 이하로 낮추면서 충치를 유발한다.

치즈는 이 산성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치즈를 섭취하면 구강 내 산도가 높아지면서 타액 분비가 촉진되고, 입안의 산이 빠르게 중화된다.

2013년 일반치과학 저널(General Dentistry journal)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유제품 섭취 후 구강 산도를 비교한 결과, 치즈를 섭취한 그룹에서 가장 높은 pH 수치가 나타났다. 우유나 요구르트보다 치즈가 항충치 특성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칼슘·인이 에나멜 강화, 카제인이 보호막 형성

치즈, 유제품
치즈, 유제품 / 게티이미지뱅크

치즈가 치아를 보호하는 첫 번째 이유는 칼슘과 인 때문이다. 치즈에는 칼슘과 인산염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이 성분들이 치아의 에나멜을 강화하고 재광화를 촉진한다.

에나멜은 치아 표면을 감싸는 법랑질로, 산에 의해 손상되면 충치가 생긴다. 칼슘과 인이 에나멜에 흡수되면서 손상된 부위를 복구하고, 치아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치즈
치즈 / 게티이미지뱅크

두 번째 이유는 카제인 단백질이다. 카제인은 치즈의 주요 단백질로, 치아 표면에 얇은 보호막을 형성한다. 이 보호막은 유해균이 치아에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고, 산이 치아 표면에 직접 닿지 못하게 차단한다.

카제인은 손상된 법랑질의 재광화를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법랑질이 산에 의해 약해졌을 때, 카제인이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도와 치아를 다시 단단하게 만드는 셈이다.

세 번째 이유는 타액 분비 촉진이다. 치즈의 단백질과 미네랄이 침샘을 자극하면서 타액 분비가 증가한다. 타액은 약알칼리성 체액으로, 입안의 산을 중화하는 완충 작용을 한다.

타액이 많이 나오면 세균의 작용이 둔화되고, 구강 내 산도가 빠르게 정상화된다. 이 덕분에 치즈를 먹은 후에는 입안이 금방 중성화되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양치질이 기본, 치즈는 보조적 도움일 뿐

양치
양치 / 게티이미지뱅크

치즈가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양치질을 대체할 수는 없다. 양치질과 불소 도포, 정기적인 치과 검진이 치아 건강의 기본 원칙이며, 치즈는 이러한 관리에 보충적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특히 외식 후 당장 양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치즈를 먹으면 구강 산도를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물은 입안의 음식 찌꺼기를 씻어내고, 타액 분비를 촉진한다. 단 음식을 먹은 후 물을 한두 모금 마신 다음 치즈를 먹으면, 산성화를 막는 효과가 더 크다. 치즈 중에서도 체다 치즈나 고다 치즈처럼 경성 치즈가 카제인 함량이 높아 더 효과적이다.

다만 치즈는 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높아 과도한 섭취는 피해야 한다. 하루 한두 조각 정도가 적당하며, 치아 건강을 위해서라면 식후 한 조각만 먹어도 충분하다.

치즈
치즈 / 게티이미지뱅크

치즈를 먹은 후에도 가능하면 30분 이내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치즈는 양치질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양치하기 전까지 치아를 보호하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치즈는 구강 산도를 pH 6.2~7로 높여 법랑질 손상을 막고, 칼슘과 인이 에나멜을 강화하며, 카제인이 치아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한다.

2013년 연구에서 유제품 중 치즈가 가장 높은 항충치 특성을 보였으며, 타액 분비를 촉진해 입안의 산을 빠르게 중화한다. 치즈는 pH 5.5 이하로 떨어진 구강 산도를 회복시켜 충치 위험을 줄인다.

다만 치즈는 양치질과 불소 도포, 정기 검진을 대체할 수 없으며, 보조적 도움만 제공한다. 외식 후 양치할 수 없을 때 치즈 한두 조각을 먹으면 효과적이며, 물과 함께 먹으면 더 좋다. 경성 치즈가 카제인 함량이 높아 효과적이나, 지방과 나트륨이 많으므로 하루 한두 조각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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