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기겁한다지만…알고 보면 ‘혈관 청소부’라 불리는 전통 식품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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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된장 나트륨 비교
1회 적정량·발효 특징 활용법

청국장
청국장 / 게티이미지뱅크

청국장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불린다. 구수한 맛과 강렬한 향이 특징인 이 전통 발효 식품은 겨우 2~3일 만에 완성되지만, 그 안에는 놀라운 영양학적 변화가 숨어 있다.

된장보다 나트륨 함량이 30% 낮은데도 더 짜게 느껴지는 이유, 그리고 생콩보다 소화 흡수율이 9배나 높아지는 비밀을 알아봤다.

2~3일 만에 완성되는 ‘전국장’의 과학

전국장
전국장 / 게티이미지뱅크

청국장은 삶은 콩을 2~3일간 40도 안팎에서 발효시켜 만드는 속성 장이다. 이 짧은 발효 기간 동안 바실러스균이 콩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면서 구수한 맛과 특유의 끈적임이 생긴다. 조선시대 전쟁터에서 빠르게 만들어 먹던 ‘전국장’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된장이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리는 것과 달리, 청국장은 단 며칠 만에 완성되는데도 영양가는 오히려 더 높다. 발효 과정에서 콩 단백질이 잘게 쪼개지면서 체내 소화 흡수율이 약 90%까지 높아지는데, 이는 생콩의 흡수율 10%에 비해 9배나 높은 수치다.

게다가 발효 중 생성되는 낫토키나아제는 혈관 건강 개선 효소로 알려져 있으며, 혈전 용해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냄새는 강한데 나트륨은 30% 낮은 이유

청국장
청국장 / 게티이미지뱅크

청국장 특유의 강렬한 냄새는 아민류와 암모니아 같은 휘발성 물질 때문이다. 발효 과정에서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이 성분들이 코를 자극하는데, 이 냄새 때문에 청국장을 기피하는 사람도 많다. 반면 된장은 장기 발효로 이런 휘발성 물질이 대부분 날아가거나 순해진 상태다.

흥미로운 점은 나트륨 함량이다. 청국장 100g당 나트륨은 약 700mg으로, 된장의 1000mg보다 30% 낮다. 그런데도 청국장이 더 짜게 느껴지는 이유는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아미노산과 핵산 성분이 짠맛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덜 짜지만, 감칠맛이 강해 혀가 더 짜다고 착각하는 셈이다.

냄새 잡는 황금 조합

김치 청국장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청국장 냄새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신김치를 함께 넣어 끓이는 것이다. 신김치의 유기산이 청국장의 알칼리성 암모니아를 중화시키면서 냄새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이 과정에서 김치의 신맛도 함께 누그러지니 일석이조다.

마늘과 대파도 필수 조연이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휘발성이 강해 청국장 냄새를 상쇄해주고, 대파의 황 화합물은 냄새를 부드럽게 해준다.

청국장 200g 기준으로 마늘 5~6쪽, 대파 반 뿌리 정도가 적당하다. 끓일 때는 뚜껑을 살짝 열어두는 게 좋다. 밀폐된 상태로 끓이면 냄새 성분이 농축돼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청국장은 2~3일의 짧은 발효로 생콩 대비 흡수율을 9배 높인 속성 발효 식품이다. 된장보다 나트륨이 30% 낮지만 감칠맛 성분 때문에 더 짜게 느껴지는 셈이다.

신김치의 유기산이 암모니아를 중화시키고, 마늘과 대파가 냄새를 상쇄하는 원리를 활용하면 냄새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염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사람은 1회 150g 이하로 조절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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