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가 잘 자라지 않는다면, 옆자리에 ‘이 채소’부터 같이 심어보세요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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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와 함께 심으면 좋은 상추·바질·쪽파, 수확량 높이고 해충까지 잡는다

고추
고추 밭 / 게티이미지뱅크

여름의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텃밭의 고추나무는 푸른 잎사귀 사이로 탐스러운 열매를 키워낸다. 하지만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가뭄과 잡초,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병충해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화학 비료나 농약 없이 건강한 고추를 두 배로 수확할 방법은 없을까? 해답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바로 서로 다른 작물을 함께 심어 시너지를 내는 동반식물(Companion Plant) 농법이다.

이는 식물들이 가진 고유의 특성을 이용해 서로의 성장을 돕고 해충을 막는 과학적인 지혜로,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3가지 고추의 ‘최고의 파트너’를 소개한다.

토양의 습도와 건강을 지키는 ‘리빙 멀치’, 상추

상추
상추 밭 / 게티이미지뱅크

첫 번째 파트너는 쌈 채소의 대표 주자 상추다. 상추를 고추 포기 사이에 심으면, 넓게 퍼지는 잎이 천연 덮개 역할을 하는 ‘리빙 멀치(Living Mulch)’ 효과를 낸다.

이는 뜨거운 햇볕으로부터 토양의 수분 증발을 막아 가뭄 피해를 줄여주고, 잡초가 자라날 틈을 주지 않아 김매기 수고를 덜어준다. 수분 변화에 민감한 고추에게 안정적인 토양 습도를 유지해 주는 상추는 그야말로 최고의 보모인 셈이다.

또한, 상추는 뿌리가 얕게 자라 땅속 깊이 뿌리내리는 고추와 양분 경쟁을 하지 않아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하다.

천연 방충망이자 방패, 향기로운 허브 바질

바질
종이봉투에 담긴 바질 / 게티이미지뱅크

두 번째 파트너는 이탈리아 요리의 상징인 바질이다. 바질 특유의 강한 향은 사람에게는 식욕을 돋우는 아로마지만, 많은 해충에게는 접근조차 꺼려지는 강력한 기피제다.

잎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센셜 오일 성분은 고추 농사를 망치는 주범인 진딧물응애 등의 해충을 쫓아내는 천연 방충망 역할을 한다.

또한, 바질의 향기 성분은 공기 중 곰팡이 포자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균 효과도 있어, 습한 여름철 고추에 자주 발생하는 흰가루병 등 곰팡이성 질병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고추 포기 사이사이에 바질을 한두 포기만 심어도 그 효과는 충분하다.

뿌리 경쟁 없는 지하의 파트너, 쪽파

쪽파
쪽파 밭 / 게티이미지뱅크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동반식물은 우리 밥상에 친숙한 쪽파다. 쪽파가 훌륭한 파트너인 이유는 땅속에서의 상호작용, 즉 ‘자원 분할(Resource Partitioning)’ 원리 덕분이다.

쪽파는 뿌리가 땅속 얕게 뻗는 ‘천근성’ 작물인 반면, 고추는 뿌리가 비교적 깊게 자라 서로의 생육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다. 덕분에 한정된 공간과 양분을 두고 다툴 필요 없이 사이좋게 성장할 수 있다.

여기에 쪽파 특유의 알싸한 향을 내는 ‘황 화합물’ 은 마늘과 마찬가지로 토양 속 해충의 접근을 막는 효과까지 있다. 마늘보다 재배가 쉽고 성장도 빨라 텃밭에서 실용적으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고추, 상추, 바질, 쪽파
도마위에 있는 고추, 상추, 바질, 쪽파 / 푸드레시피

결론적으로 상추는 지상에서 토양을 보호하고, 바질은 공기 중에서 병충해를 막으며, 쪽파는 지하에서 조용히 뿌리를 지켜주는 완벽한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셈이다.

동반식물 재배는 단순히 작물을 심는 행위를 넘어, 자연의 상호작용을 활용해 하나의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현명한 생태 농법이다. 올여름, 당신의 텃밭에 이 든든한 파트너들을 초대해 더 건강하고 풍성한 고추 수확의 기쁨을 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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