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면 신선도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냉동 하면 더 건강해지는 ‘국민 식재료’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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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냉동 전 24시간 냉각이 핵심
저항전분 늘어 혈당 상승 완만

냉동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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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식재료가 항상 최고라는 통념이 있다. 하지만 쌀밥과 두부는 냉동 과정을 거치면 영양학적·물리적 특성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쌀밥은 냉각 과정에서 저항전분이 형성돼 혈당 상승을 늦추고, 두부는 얼음 결정이 만든 구멍으로 스펀지 같은 식감을 얻게 되는 셈이다.

다만 쌀밥의 경우 냉동(-20도) 자체가 아니라 그 전 단계인 냉각(4도)이 핵심이다. 많은 사람이 밥을 바로 냉동하지만, 실제로는 냉장고에서 24시간 식힌 뒤 냉동해야 저항전분 형성이 최대화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두부는 냉동만으로도 구조가 바뀌어 일본에서는 17세기부터 ‘고리두부’라는 전통 식품으로 활용해왔다. 쌀밥과 두부를 냉동하는 과학적 원리와 올바른 보관법을 살펴봤다.

전분 재결정화, 4도에서 24시간 진행

올리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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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을 냉각하면 전분 분자가 재배열되는 ‘레트로그래데이션(재결정화)’ 현상이 일어난다. 갓 지은 밥의 전분은 호화 상태로 소화가 잘 되지만, 4도에서 24시간 보관하면 전분 사슬이 다시 단단하게 결합하면서 저항전분(RS)으로 바뀐다.

저항전분은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해 혈당 상승을 늦추고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셈이다.

이 과정은 냉각(4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며, 냉동(-20도)으로 넘어가면 얼음이 분자 운동을 고정시켜 오히려 재결정화 속도가 둔화된다.

연구에 따르면 냉각 24시간 후 저항전분이 최대로 형성되며, 이후 냉동 보관하면 그 상태가 유지되는 편이다. 재가열해도 저항전분은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어 혈당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밥을 지을 때 올리브유를 한 스푼 넣으면 지질이 전분과 결합해 소화 속도를 더 늦추는 효과도 있다. 하루 30~40g의 저항전분을 섭취하면 혈당 관리와 포만감 증가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음 결정이 두부에 구멍 만들어

냉동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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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를 냉동하면 내부 수분이 얼면서 얼음 결정이 형성된다. 얼음은 물보다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두부 조직을 팽창시키고, 해동하면 얼음이 녹으면서 그 자리에 무수히 많은 구멍이 생긴다.

이 덕분에 부드러운 두부가 스펀지처럼 거친 식감으로 변하는데, 이는 일본에서 ‘고리두부’라 불리는 17세기 전통 식품의 원리와 같다.

냉동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상대적으로 단백질 비율이 높아진다. 총 단백질 양은 변하지 않지만, 100g당 단백질 함량이 증가하는 셈이다. 스펀지 식감은 양념이 잘 배어들게 해 조림이나 구이 요리에 적합하다.

냉동 두부를 활용하려면 물기를 꼭 짠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동하는 게 좋다. 해동할 때는 냉장 해동을 권장하며, 급히 쓸 경우 전자레인지에서 짧게 해동할 수 있다.

쌀밥은 소분 냉동, 두부는 물기 제거 필수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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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을 냉동 보관하려면 먼저 냉장고(4도)에서 24시간 식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저항전분이 충분히 형성된 뒤 1회 분량씩 랩이나 밀폐 용기에 소분해 냉동하는 게 좋다.

공기를 최대한 제거하면 냉동화상을 막을 수 있다. 재가열할 때는 전자레인지에서 2분 정도 돌리면 되는데, 저항전분은 재가열 후에도 대부분 유지되는 편이다.

두부는 물기를 꼭 짠 뒤 밀폐 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냉동한다. 냉동 기간이 길어질수록 식감이 더 거칠어지므로 1~2개월 이내에 사용하는 게 좋다. 해동 후에는 손으로 물기를 짜내고 조리에 활용하면 된다.

냉동 보관 시 날짜 라벨을 붙여두면 유통기한을 관리하기 쉽다. 쌀밥은 냉동 상태에서 최대 3개월, 두부는 2개월까지 보관 가능하다.

재냉동 금지, 냉동은 냉각 후 진행

냉동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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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을 냉동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갓 지은 밥을 바로 냉동하는 것이다. 뜨거운 상태에서 냉동하면 재결정화가 충분히 일어나지 않아 저항전분 형성이 부족하다. 반드시 냉장고에서 24시간 식힌 뒤 냉동하는 게 좋다.

한 번 해동한 쌀밥이나 두부는 재냉동하면 안 된다. 반복된 냉동-해동 과정은 식감과 영양을 손상시키고, 세균 번식 위험도 높아진다. 해동 후에는 당일 내에 모두 섭취하는 게 안전하다.

두부는 냉동 후 식감이 완전히 바뀌므로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신선한 상태로 먹는 게 좋다. 냉동 두부는 조림이나 구이처럼 양념이 필요한 요리에 적합하지만, 냉두부나 순두부찌개처럼 부드러움이 중요한 요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쌀밥은 냉각(4도) 24시간 과정에서 전분 재결정화로 저항전분이 형성된다. 냉동(-20도)은 그 상태를 유지하는 단계일 뿐이다. 두부는 냉동 시 얼음 결정이 구멍을 만들어 스펀지 식감으로 바뀌고, 단백질 비율이 높아지는 셈이다.

쌀밥은 냉장 24시간 후 소분 냉동하고, 두부는 물기를 짠 뒤 밀폐 보관하는 게 좋다. 재냉동은 식감과 영양을 손상시키므로 피할 필요가 있다. 바로 냉동하면 저항전분 형성이 부족하므로 냉각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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