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붉은 열매”… 꽃사과의 영양·가공법·씨 제거 주의사항까지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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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과의 특징과 강렬한 신맛을 살린 가공 활용법

꽃사과
꽃사과 열매 / 게티이미지뱅크

여름의 끝자락, 공원이나 아파트 화단을 걷다 보면 작은 알사탕만 한 붉은 열매들이 보석처럼 매달린 나무를 마주하게 된다. 바로 ‘꽃사과(Crabapple)’다.

이름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워 주로 관상용으로 사랑받는 이 나무는, 8월 말이 되면 작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열매를 익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열매를 그저 눈으로만 즐기는 장식품이라 생각하지만, 그 속에는 일반 사과를 뛰어넘는 영양과 풍미의 반전이 숨어있다.

톡 쏘는 신맛에 처음엔 인상을 찌푸릴 수 있지만, 이 작은 과일의 진가를 아는 이들에게는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한 시기다. 꽃사과에 담긴 놀라운 효능과 그 강렬한 맛을 매력적인 결과물로 바꾸는 지혜를 소개한다.

날것의 강렬함, 가공 후의 부드러움

꽃사과
꽃사과 / 게티이미지뱅크

꽃사과는 식물학적으로 사과와 같은 사과나무속(Malus)에 속하지만, 보통 열매의 지름이 4~5cm 미만일 경우 꽃사과로 분류된다. 그 맛은 단맛이 강한 일반 사과와는 확연히 다르다.

입안을 짜릿하게 만드는 강한 신맛과 혀를 살짝 조이는 떫은맛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강렬함 때문에 생과로 즐기기보다는, 그 특성을 역이용해 맛의 깊이를 더하는 가공법이 발달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설탕과 1:1 비율로 섞어 청(효소)이나 담금주를 만드는 것이다. 꽃사과의 풍부한 유기산이 설탕과 만나 숙성되면서, 날것의 거친 신맛은 기분 좋은 새콤달콤함으로 변모한다.

또한, 꽃사과는 천연 젤화제인 펙틴(Pectin) 함량이 매우 높아 잼을 만들기에 최적의 과일이다. 별도의 첨가물 없이도 투명하고 탄력 있는 질감의 잼이 완성되는 이유다.

작은 거인, 폴리페놀의 보고(寶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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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에 담긴 꽃사과 / 푸드레시피

꽃사과의 진정한 가치는 영양 성분에서 폭발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Polyphenol) 함량이다.

실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꽃사과의 폴리페놀 함량은 우리가 흔히 먹는 후지 사과보다 2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페놀은 우리 몸의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며,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여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꽃사과
꽃사과 열매 / 국립생물자원관

이 외에도 비타민 C, 플라보노이드, 케르세틴 등 유익한 성분이 풍부하다.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말린 꽃사과를 ‘야평과(野萍果)’라 부르며 소화불량이나 위산과다, 설사 등의 위장 질환을 다스리는 약재로 활용해왔다.

이처럼 작은 크기 속에 응축된 영양소는 꽃사과를 단순한 과일이 아닌 ‘기능성 식품’의 반열에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수확부터 활용까지, 안전을 위한 핵심 수칙

꽃사과
반으로 자른 꽃사과 / 푸드레시피

8월 말부터 붉게 익기 시작하는 꽃사과를 활용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첫 번째 원칙은 씨앗을 제거하는 것이다.

사과의 씨앗에는 ‘아미그달린(amygdalin)’이라는 성분이 미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인체 내에서 시안화물로 분해될 수 있어 다량 섭취 시 유해할 수 있다.

번거롭더라도 열매를 반으로 갈라 씨앗을 모두 파내는 과정이 안전을 위해 필수적이다.

꽃사과 청
유리병에 담긴 꽃사과와 설탕 / 푸드레시피

씨를 제거한 꽃사과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말린 뒤, 꼭지를 떼고 설탕과 1:1 무게로 버무려 유리병에 담는다. 약 3개월간 서늘한 곳에서 발효시키면 향긋한 꽃사과청이 완성된다.

더 오래 두어 술로 만들 수도 있다. 말려서 차로 즐기려면 씨를 뺀 과육을 얇게 썰어 식품 건조기나 햇볕에 바짝 말리면 된다. 이렇게 말린 꽃사과 10~15g을 물 1리터에 넣고 끓여 마시면 새콤한 풍미의 건강차를 즐길 수 있다.

이제 곧 우리 주변의 조경수들이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기 시작할 것이다. 그저 스쳐 지나가던 그 나무가 사실은 영양 가득한 보물 창고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다가오는 가을이 한층 더 풍성하게 느껴질 것이다.

정확한 지식과 약간의 수고만 더한다면, 꽃사과의 강렬한 신맛은 우리 집 식탁을 건강하고 다채롭게 채워줄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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