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효소 분비를 촉진해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는 큐민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물 한 잔이 정말 체지방 감소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정답은 ‘어떤 것을 더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연구들은 카레의 주재료로 알려진 향신료 ‘큐민(Cumin)’을 우린 물이 체중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큐민은 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의 씨앗으로, 특유의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특징이다. 주로 요리에 사용되지만, 물에 하룻밤 우려내어 차 형태로 마시는 방법은 인도 등지에서 전통적인 건강 요법으로 활용되어 왔다. 이 간단한 습관이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체지방 감소와 신진대사 촉진 원리

큐민이 체중 관리에 도움을 주는 핵심은 ‘티몰(Thymol)’이라는 활성 화합물에 있다. 인도 코킬라벤 디루바이 암바니 병원의 박티 사만트 수석 영양사에 따르면, 티몰은 췌장에서 소화 효소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원활한 소화 효소 분비는 음식물의 영양소 흡수를 돕고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기반이 된다.
실제로 2015년에 발표된 한 연구는 큐민의 체중 감량 효과를 지질 강하제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인 그룹에서 체중, 체질량지수(BMI), 인슐린 대사 지표를 약물과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미국 머시 메디컬 그룹의 팔 마니캄 소화기내과 전문의 역시 여러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큐민이 지방 연소와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특히 과체중인 사람에게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소화 개선과 식욕 증진 효과

흥미롭게도 큐민은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식욕을 증진하는 상반된 효과도 가지고 있다. 이는 큐민이 소화 기능 자체를 정상화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소화 불량으로 입맛이 없는 사람에게는 큐민이 위장 운동을 도와 식욕을 되찾게 해줄 수 있다.
국제 학술지 ‘바이오인포메이션(Bioinformation)’에 게재된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학령기 아동 12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에만 4주간 매일 큐민 차를 마시게 한 결과, 큐민 차를 섭취한 그룹에서 식욕이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큐민이 무조건적인 식욕 억제제가 아니라,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큐민차 만드는 법과 주의사항

큐민차를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전날 밤, 물 1~2리터에 큐민 씨앗 1~2티스푼을 넣고 하룻밤(최소 4~5시간) 충분히 우려낸다. 다음 날 아침, 씨앗을 체로 걸러내고 공복 상태에서 한 잔 마시면 된다.
다만, 몸에 좋다고 해서 물처럼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큐민은 향신료이므로 과다 섭취 시 위장에 부담을 주거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에 한두 잔 정도를 적정량으로 권장한다. 맹물 대신 마시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보조 음료로 생각하고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큐민을 우린 물은 아침 건강 습관에 새로운 활력을 더할 수 있는 선택지다. 강력한 지방 연소 효과를 지닌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소화 기능을 돕는 과학적 근거를 갖추고 있다.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해 적정량을 꾸준히 섭취한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큐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