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대신 한 입만 먹어보세요…집중력·기억력 30% 높인다는 ‘국민 간식’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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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의 기억력 증진 효과
카카오 70% 이상일수록 효과

다크초콜릿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다크 초콜릿 한 조각이 중요한 시험이나 회의 직전 기억력을 높이는 데 정말 도움이 될까? 최근 일본의 한 연구팀이 이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제시했다. 다크 초콜릿의 핵심 성분인 플라바놀이 뇌 기능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작용 원리는 영양분이 혈액으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맛’ 자체가 뇌를 자극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는 다크 초콜릿이 단순한 간식을 넘어 뇌 기능을 자극하는 ‘스마트 푸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억력 30% 향상시킨 생쥐 실험

생쥐에게 플라바놀 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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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바우라공업대학 연구팀은 생쥐에게 카카오, 녹차, 사과 등에 풍부한 플라바놀(Flavanol)을 투여한 뒤 인지 기능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플라바놀을 섭취한 생쥐는 일시적인 기억력이 평균 30%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억력 개선 효과는 섭취 후 약 1시간 이내에 시작되어 최대 2시간 동안 지속되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식품과학의 최신 연구(Current Research in Food Science)’에 게재되며 주목받았다.

‘쓴맛’이 뇌를 깨운다

다크초콜릿
다크초콜릿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의 핵심은 플라바놀의 작용 방식이다. 연구팀은 플라바놀이 혈액으로 흡수되어 뇌에 영양분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대신, 입안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쓴맛'(Astringency)이 뇌의 특정 영역을 직접 자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초콜릿을 먹는 순간의 ‘감각’ 자체가 뇌를 깨우는 일종의 신호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이는 플라바놀의 영양학적 이점과는 별개로, 감각 기반의 인지 자극 효과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뇌 경보 시스템 ‘청반핵’의 역할

다크초콜릿
다크초콜릿 / 게티이미지뱅크

플라바놀의 쓴맛이 자극하는 부위는 ‘청반핵(Locus coeruleus)’이다. 청반핵은 뇌간에 위치하며, 뇌 전체에 ‘노르아드레날린(Norepinephrine)’을 공급하는 핵심 중추다. 이곳은 스트레스 반응, 각성, 주의력, 집중력을 조절하는 ‘뇌의 경보 시스템’으로 불린다.

쓴맛이 이 경보 시스템을 ‘작동’시켜 뇌를 순간적으로 각성 상태로 만들고, 이로 인해 인지 능력이 일시적으로 향상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중요한 순간에 뇌를 ‘깨우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사람이 체감하려면 얼마나 먹어야 하나

다크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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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생쥐에게 체중 1kg당 25~50mg의 플라바놀을 투여했다. 이 수치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할 때는 종간 대사율 차이를 보정하는 ‘Km 값'(체표면적 기준 보정 상수)을 사용한다.

생쥐(Km=3)와 사람(Km=37)의 Km 값 비율을 적용하면, 사람은 생쥐의 약 12분의 1에 해당하는 ‘체중 당 용량’으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쥐 투여량 25~50mg/kg을 사람(체중 50kg 여성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02mg에서 203mg의 플라바놀 섭취량에 해당한다. 이 정도의 플라바놀이 입안의 쓴맛 수용체를 자극할 때 생쥐 실험과 유사한 뇌 각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크 초콜릿 함량과 섭취 시 주의점

카카오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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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플라바놀 102~203mg을 섭취하려면 얼마나 많은 다크 초콜릿이 필요할까. 플라바놀은 카카오 함량이 높을수록 풍부하며, 가공 과정(특히 알칼리 처리)에서 쉽게 파괴된다.

일반적으로 카카오 함량 100%인 다크 초콜릿 100g에는 약 400~600mg, 카카오 함량 70%인 다크 초콜릿 100g에는 약 200~300mg의 플라바놀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서 최대 효과를 보인 203mg의 플라바놀을 섭취하려면, 카카오 100% 초콜릿은 약 34~51g, 카카오 70% 초콜릿은 약 68~102g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크 초콜릿은 100g당 500~600kcal에 이르는 고열량·고지방 식품이다. 하루 권장 섭취량인 20~30g을 훌쩍 넘기는 양이므로, 일시적인 기억력 향상을 위해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크 초콜릿의 쓴맛이 뇌의 각성 시스템을 일시적으로 활성화한다는 이번 연구는 ‘스마트 간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플라바놀의 쓴맛이 뇌를 깨우는 감각 기반의 인지 자극으로 작용하는 만큼, 중요한 순간에 고함량 다크 초콜릿 한 조각은 단기 집중력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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