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9년 소화제로 탄생한 다이제스티브
의사가 만든 비스킷이 세계 최다 판매 브랜드로

마트 과자 코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이제스티브 비스킷은 사실 의사가 처음 개발한 식품이다. 탄산수소나트륨을 넣어 소화를 돕는다는 믿음으로 만들어졌고, 한때 약국에서 소화제 옆에 진열됐던 이 과자가 지금은 영국에서 연간 8천만 팩이 팔리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맥비티스 패키지에 ‘이 비스킷의 성분에는 소화를 돕는 물질이 들어 있지 않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소화제로 출발한 과자가 스스로 소화 효능을 부정하는 셈이다. 탄생 배경과 현재 사이의 간극이 꽤 크다.
1839년 두 의사의 소화제 개발, 그 배경

다이제스티브 비스킷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839년으로, 두 명의 스코틀랜드 의사가 개발했다. 당시 빅토리아 시대 영국 도시 노동자들은 질 낮은 식사와 섬유질 부족으로 소화불량을 달고 살았으며, 이를 개선할 식이 보조제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셈이다.
이들이 주목한 성분은 탄산수소나트륨이었다. 위산을 중화하는 제산 효과가 있다는 믿음을 근거로 이 성분을 비스킷에 넣어 ‘digestive(소화의)’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명칭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sweet-meal biscuit’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실제로 1876년 영국의 다른 비스킷 업체였던 헌틀리 앤 파머스가 약국에서 소화제 옆에 이 비스킷을 판매한 기록이 남아 있다.
1892년 맥비티스, 비밀 레시피로 시장 장악

현재 다이제스티브 비스킷의 대명사로 통하는 맥비티스(McVitie’s)는 1830년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문을 열었다. 이 회사가 다이제스티브 비스킷 시장에 본격 뛰어든 것은 1892년으로, 스코틀랜드 포레스 출신의 제빵사이자 사업가인 알렉산더 그랜트가 비밀 레시피를 고안하면서부터다.
그는 맥비티스에 입사한 뒤 전무이사, 회장까지 오르며 회사를 이끌었고, 1924년 준남작 작위를 받았다.
이 레시피는 현재까지도 공개되지 않은 채 비밀로 유지되고 있으며, 현재 제품의 주원료는 밀가루 54%, 통밀가루 16%, 식물성유지, 설탕, 팽창제, 소금으로 구성된다. 1925년에는 통밀 비스킷 위에 초콜릿을 입힌 초콜릿 다이제스티브를 출시했고, 이후 영국에서 초당 52개가 팔릴 만큼 인기 제품이 됐다.
한국의 다이제, 1982년 기술 제휴로 출발

한국에서는 오리온이 1982년 12월 맥비티와 기술 제휴를 맺고 다이제스티브를 출시했다. 1997년 기술 제휴 계약이 만료되면서 명칭을 ‘다이제’로 변경하고 자체 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오리온 다이제 오리지널은 통밀 함량 28%로, 1봉(39g, 3개) 기준 188kcal다.
맥비티스 오리지널 기준으로는 100g당 열량이 483kcal이며, 식이섬유는 3.7g이다. 통밀 비스킷 특성상 식이섬유가 포함돼 있지만, 지방 21.3g·당류 15.1g도 함께 들어 있어 칼로리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는 편이다.

소화제로 출발해 세계적인 스낵 브랜드로 자리 잡은 다이제스티브는 식품과 의학의 경계가 모호했던 시대의 흔적을 이름 속에 담고 있다. 재료와 제조 방식은 달라졌지만 명칭은 185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차나 커피에 담가 먹거나 치즈케이크 베이스 재료로 활용하는 등 섭취 방식도 다양하다. 다만 소화 보조 효능은 현재 과학 기준으로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소화 목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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