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도 제쳤습니다…2년 연속 잔류 농약 1위 기록한 ‘이 채소’

시금치·케일·딸기, 세척해도 농약 남는 이유
2026 더티 더즌이 밝힌 잔류 농약의 진실

채소 세척
채소 세척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마트에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골라 집에 돌아와 흐르는 물에 씻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 과정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EWG(환경실무그룹)가 매년 발표하는 ‘더티 더즌’ 목록은 그 믿음에 의문을 던진다. 올해 2026년판 보고서는 특히 충격적이다.

일부 농산물에서는 세척 후에도 농약이 검출됐을 뿐 아니라, 발암 가능성이 제기된 ‘영구 화학물질’ PFAS 계열 농약까지 처음으로 확인됐다.

EWG는 미국 농무부(USDA) 검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47종 농산물 5만 4,344개 샘플을 분석했다. 더티 더즌 샘플의 96%에서 농약 잔류물이 검출됐으며, 클린 피프틴은 60%가 무검출이었다. 핵심은 세척 여부가 아니라 농산물의 구조와 재배 방식에 있다.

시금치가 2년 연속 1위에 오른 이유

시금치
시금치 / 게티이미지뱅크

2026년 더티 더즌 1위는 시금치, 2위는 케일·콜라드·머스터드 그린, 3위는 딸기 순이다. 포도·천도복숭아·블루베리·사과·블랙베리·배·복숭아·체리·감자가 그 뒤를 잇는다.

시금치가 중량 기준 농약 잔류량에서 최상위를 차지하는 이유는 구조적인 문제다. 잎 표면적이 넓고 주름진 형태 탓에 농약이 스며들기 쉽고, 세척할 때 물이 닿지 않는 면이 생긴다.

게다가 시금치에 주로 사용되는 퍼메트린은 신경독성 살충제로 EU에서는 식품 작물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다. 케일 역시 검출 샘플 절반 이상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농약이 확인됐으며, 딸기와 포도는 얇은 껍질 탓에 농약이 과육 속까지 흡수돼 표면 세척만으로는 제거가 어렵다.

재질별로 다른 올바른 세척법

딸기 세척
딸기 세척 / 게티이미지뱅크

EWG와 FDA 공식 권고를 종합한 재질별 세척법은 다음과 같다.

잎채소(시금치·케일)는 먼저 겉잎을 제거한 뒤 넉넉한 물에 담가 5분 정도 두었다가 손으로 가볍게 흔들고, 흐르는 물에 여러 차례 헹궈야 한다. 이때 한 번에 많은 양을 넣으면 잎 사이 농약이 희석되지 않으므로 소량씩 나눠 씻는 게 좋다.

딸기는 꼭지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로 물에 1분 정도 담근 뒤, 흐르는 물에 손가락으로 30초가량 문지르며 헹군다. 꼭지를 먼저 뗄 경우 절단면으로 물이 흡수돼 식감이 물러지기 때문이다. 포도와 블루베리는 송이째 혹은 덩어리 상태로 1분 담갔다가 낱알을 문질러 헹구면 된다.

사과·배처럼 단단한 과일은 흐르는 물에 전체를 20-30초 문지르면서 씻고, 감자는 야채 전용 브러시로 표면을 여러 번 문지르는 게 FDA 공식 권고 방법이다. 세척 후에는 깨끗한 수건이나 종이타월로 물기를 닦아내면 표면 잔류물이 추가로 제거된다. 비누나 주방세제는 농산물에 사용하면 오히려 성분이 흡수될 수 있어 FDA가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유기농이라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

유기농채소코너
유기농채소코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유기농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절반만 맞다. 유기농 인증 작물도 유기농 허용 농약을 사용하며, EWG 보고서에서 일부 유기농 샘플에 농약 흔적이 검출된 바 있다. 무엇보다 올해 처음 공개된 PFAS 계열 농약 문제는 더티 더즌 샘플의 63%에서 검출될 만큼 광범위하며, 이는 유기농 여부와 별개로 토양·물 오염을 통한 노출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클린 피프틴 상위권인 파인애플·스위트콘·아보카도·파파야·양파는 두꺼운 껍질이나 낮은 농약 흡수 특성 덕분에 잔류 농약이 적다. 예산이 한정돼 있다면 더티 더즌 품목을 유기농으로, 클린 피프틴 품목은 일반 제품으로 구매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유기농 시금치
유기농 시금치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농약 잔류 문제의 본질은 ‘씻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구조의 농산물인가’에 있다. 세척은 필수지만, 구조적으로 농약이 깊숙이 침투한 농산물은 세척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더티 더즌 목록을 기준 삼아 구매 단계에서 유기농을 선택하는 습관이 훨씬 효과적인 대응이다.

당장 모든 식재료를 바꿀 필요는 없다. 냉장고를 채울 때 목록을 떠올리고, 시금치나 딸기를 집을 때 유기농 코너를 한 번 더 들르는 것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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