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높일까 걱정했죠?… ‘이 과일’은 오히려 염증 낮춰줍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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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g이면 충분
말린 과일마다 다른 효과

건과일
건과일 / 게티이미지뱅크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는 식물이 자외선이나 외부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생성하는 핵심 방어 물질이다.

이 성분들은 인체 내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며, 만성 염증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인 활성산소를 중화하고 염증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데 기여한다. 특유의 강한 단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건과일’은 이 항염 성분들이 고도로 농축된 대표적인 식품이다.

수분 증발과 항산화 성분의 농축

건과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건과일이 항염 기능성 식품으로 주목받는 첫 번째 이유는 ‘농축’ 효과에 있다. 과일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약 80~90%에 달하는 수분이 증발한다.

이로 인해 식이섬유, 미네랄, 그리고 핵심 성분인 폴리페놀 등 식물성 생리활성물질(Phytochemicals)의 함량이 무게 대비 3배에서 5배까지 높아진다.

레스베라트롤, 퀘르세틴, 루테올린과 같은 주요 플라보노이드 성분들은 상대적으로 열에 강한 특성을 지닌다. 적절한 온도에서 건조될 경우 이 성분들은 파괴되지 않고 보존되어, 신선한 과일보다 적은 양으로도 더 효율적인 항산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혈당지수의 오해와 식이섬유의 역할

건바나나
건바나나 / 게티이미지뱅크

건과일 섭취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당도 때문이다. 하지만 건과일은 생각보다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건과일인 건포도의 혈당지수(GI)는 약 49에서 64 수준으로 보고된다.

이는 ‘중간 GI’ 식품군에 속하며, 흰쌀밥(약 70~80대)보다 낮고 사과나 바나나 등 일부 생과일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치다.

이러한 현상은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된다. 첫째, 건과일은 포도당보다 인슐린 반응을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자극하는 과당의 비율이 높다.

둘째, 건과일에 풍부하게 농축된 ‘수용성 식이섬유’가 핵심 역할을 한다. 이 식이섬유는 위장에서 수분을 흡수해 겔(gel) 형태로 변하며, 음식물의 소화 속도와 당의 흡수 속도를 물리적으로 늦춰준다.

만성 염증 경로에 직접 작용

말린 블루베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건과일의 항염 효과는 단순한 항산화 작용을 넘어선다. 건과일 속 폴리페놀은 체내 염증 신호 전달 경로(예: NF-kB)를 조절하여,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발현 자체를 억제하는 데 관여한다. 이는 관절염, 피부염, 위염 등 만성 염증성 질환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과일 종류별로 특화된 성분도 주목할 만하다. 말린 무화과와 대추는 전통적으로 위장 기능을 강화하고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말린 블루베리는 노화 관련 염증 억제에 특화된 ‘안토시아닌’이 풍부하며, 건포도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해 장 내벽의 염증 완화에 기여한다.

건강한 섭취를 위한 핵심 조건

건과일
건과일 / 게티이미지뱅크

건과일의 건강상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섭취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 설탕, 시럽, 또는 식물성 기름으로 코팅된 제품은 피해야 한다. 이러한 첨가물은 오히려 혈당을 급격히 높이고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오직 원재료 과일만 건조한 무가당, 무첨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섭취량 조절도 필수적이다. 항산화 성분이 농축된 만큼 칼로리와 당분도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루 적정 섭취량은 작은 한 줌, 무게로는 약 20~30g 정도다. 플레인 요거트나 아몬드, 호두 같은 견과류와 함께 섭취하면 단백질과 지방이 당 흡수를 더욱 지연시켜 혈당 조절에 유리하다.

건과일은 당 함량이 높다는 단점보다, 폴리페놀 농축과 풍부한 식이섬유라는 장점이 더 큰 식품이다. 첨가물 없는 제품을 선택해 섭취량을 조절한다면, 건과일은 만성 염증으로 고민하는 현대인에게 훌륭한 ‘기능성 간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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