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던 ‘국민 반찬’인데 가격 보고 모두 놀랐다… 기후 변화로 인해 폭등

페루산 원료 고갈, 국내 어획량 급감
두 달 연속 물가상승률 1위, 식탁 덮친 공급망 쇼크

한식 반찬
여러가지 한식 반찬 / 푸드레시피

짭짤하고 달콤한 양념에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 ‘진미채 볶음’으로 더 익숙한 오징어채는 수십 년간 한국인의 밥상을 든든히 지켜온 국민 밑반찬이다. 하지만 이제 그 자리를 값비싼 한우와 비교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구 반대편에서 시작된 기후변화의 나비효과가 우리 식탁에 값비싼 청구서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숫자가 증명하는 ‘금(金)징어채’ 쇼크

진미채
하얀 진미채 / 게티이미지뱅크

현실은 통계로 더욱 명확해진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오징어채 가격은 1년 전보다 무려 48.7% 급등했다.

이는 전체 가공식품 평균 상승률인 4.6%의 10배를 훌쩍 넘는 수치로, 458개 전체 조사 품목 중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 체감은 더 매섭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에서 1kg에 2만 8,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100g당 가격이 7,000원에 육박한다.

이는 1등급 한우 등심 가격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가성비 반찬’이라는 말은 옛일이 되어버렸다.

식탁을 강타한 지구 반대편의 나비효과

오징어
쟁반에 놓인 오징어 / 푸드레시피

가격 폭등의 진원지는 지구 반대편 남미 페루 연안이다. 국내 오징어채의 대부분은 페루 해역에서 잡히는 거대한 크기의 훔볼트오징어를 원료로 쓴다.

그런데 최근 이 해역을 라니냐(La Niña) 현상이 덮치면서 평년보다 해수면 온도가 2도 이상 낮아졌고, 한류성 어종인 훔볼트오징어의 서식 환경이 파괴되며 어장이 초토화된 것이다. 외교부 보고서에 따르면 페루의 대왕오징어 생산량은 전년 대비 67.8%나 급감했다.

진미채 볶음
빨간 진미채 볶음 / 게티이미지뱅크

설상가상으로 국내 상황도 좋지 않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산 살오징어 어획량 역시 기록적인 동해안 수온 상승으로 인해 전년 대비 42%나 감소했다.

페루의 ‘이상 저온’과 한국의 ‘이상 고온’이라는 기후변화의 이중 타격이 원료 공급망 전체를 뒤흔들면서 오징어채 가격을 통제 불능 상태로 몰아넣은 셈이다.

식탁에서 사라진 오징어채, 무엇으로 채울까

북어채
접시에 담긴 북어채 / 게티이미지뱅크

가격 폭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소비자들은 대체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행히 우리 식탁에는 오징어채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지혜로운 대안들이 존재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비슷한 쫄깃한 식감과 양념 흡수력을 가진 건조 명태채, 즉 북어채다. 고추장이나 간장 양념으로 볶아내면 오징어채와 거의 흡사한 맛과 모양을 낼 수 있다.

건표고버섯채
접시에 담긴 건표고버섯채 / 게티이미지뱅크

채식 기반의 선택지로는 고기처럼 쫄깃한 질감과 풍부한 감칠맛을 내는 건표고버섯채가 주목받는다. 간장 베이스로 조리면 고급스러운 풍미의 밑반찬이 완성된다.

조금 더 색다른 시도를 원한다면, 말린 가지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매콤달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별미로 탄생한다.

국민 반찬의 영양과 지혜로운 조리법

오징어채
물에 불리는 오징어채 / 푸드레시피

오징어채가 오랜 기간 사랑받았던 이유는 단지 맛과 편의성 때문만은 아니다. 주재료인 오징어는 훌륭한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우리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다. 다만, 시판되는 오징어채는 가공 과정에서 당분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아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만약 귀해진 오징어채를 구했다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즐기는 것이 조리의 핵심이다. 오징어채를 물에 잠시 불려 짠 기를 빼고 부드럽게 만든 뒤, 물기를 꼭 짜는 것이 첫 단계다.

팬에 다진 마늘과 기름을 볶아 향을 낸 후 고추장, 간장, 올리고당 등을 넣어 양념장을 끓인다. 이때 불을 끄고 잔열이 남았을 때 오징어채를 넣어 빠르게 버무린 뒤, 마지막에 마요네즈를 한 스푼 더하면 한결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의 ‘진미채 볶음’을 맛볼 수 있다.

진미채 볶음
그릇에 담긴 진미채 볶음 / 게티이미지뱅크

결국 오징어채 가격 급등은 단순한 물가 문제를 넘어, 우리가 먹는 음식이 지구 반대편의 바다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정부가 부랴부랴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기후변화의 흐름을 되돌리지 않는 한 제2, 제3의 ‘오징어채 쇼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기후변화가 보내온 이 비싼 청구서 앞에서, 우리의 식탁과 소비 습관을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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