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인데 오히려 혈관이 깨끗해진다…전문가들이 주목한 ‘이 오일’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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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의 심혈관 개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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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열매를 압착해 얻는 첫 번째 오일 중 산도 0.8% 미만의 고급유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EVOO)로 분류된다. 이 오일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풍부한 생리활성 물질 덕분에 건강 기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유럽 다국적 연구팀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의 심혈관 건강 개선 효과를 입증하는 대규모 종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17개 임상시험 20년 데이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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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영양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에 게재된 이번 논문은 2005년부터 2025년까지 수행된 17편의 주요 임상시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연령대와 건강 상태를 가진 참가자들에게 매일 약 20~30그램(g)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섭취시켰다. 이는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한두 스푼 분량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수 주에서 수 개월간 이들의 심혈관 관련 주요 건강 지표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 동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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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오일 / 게티이미지뱅크

분석 결과, 참가자들의 건강 지표는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수축기 혈압이 평균 2.5에서 2.7mmHg까지 낮아졌다.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최대 13.5mU/mL 감소했다. 이는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주범을 줄였다는 의미다.

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0.10에서 0.13mmol/L 범위로 소폭 증가했다.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hs-CRP) 수치 역시 약 1.9mg/L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폴리페놀의 항산화 작용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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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러한 긍정적 효과의 핵심으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특유의 풍부한 폴리페놀 성분을 지목했다. 일반 정제 올리브유와 달리 화학적 정제 없는 냉압착 방식은 하이드록시티로솔, 티로솔과 같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을 보존한다.

유럽식품안전청(EFSA) 역시 올리브유 폴리페놀이 혈중 지질의 산화적 스트레스를 막아준다고 그 기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이 성분들이 혈관 내벽을 유연하게 유지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이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장수 비결로 꼽히는 지중해 식단의 핵심 요소로 인정받는 이유와도 일치한다.

고위험군에서 더욱 뚜렷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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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건강한 일반인보다 특정 위험 요인을 가진 그룹에서 개선 효과가 더 명확했다는 사실이다. 이미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에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섭취는 더욱 강력한 건강상 이점을 제공했다.

또한 참가자들의 혈중 총 항산화 능력도 0.04mM 증가했으며, 다리 혈류의 원활함을 보여주는 족관절-상완지수(ABI) 역시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말초 혈류 흐름이 원활해졌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단순 조리용 기름이 아닌,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영양학적으로 유의미한 기능성 식품임을 강조했다.

특히 고품질 제품일수록 항산화 및 지질 개선 효과가 강하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일시적 섭취보다는 매일 꾸준히 일정량을 섭취하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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