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제철엔 당도와 영양 최고
생과일을 넘어선 조리법

무화과를 즐기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대부분 껍질째 생과일로 먹거나 요거트 토핑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떠올린다.
하지만 무화과는 열을 가하거나 다른 식감의 재료와 조합할 때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잠재력을 가진 식재료다. 샐러드 토핑을 넘어 튀김, 무침, 냉동 디저트 등 무화과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이색 조리법이 주목받고 있다.
제철 무화과의 영양과 품종

무화과는 8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가을에 제철을 맞는다. 이 시기 무화과는 당도가 높을 뿐 아니라 영양학적 가치도 풍부하다. 무화과에는 식이섬유인 펙틴이 다량 함유돼 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100g당 약 232mg(미국 농무부 기준)의 칼륨을 포함해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고 칼슘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국내에 유통되는 품종은 주로 ‘승정도후인’과 ‘바나네’ 등으로 나뉘며, 과육이 비교적 단단한 품종일수록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가열의 원리, 튀김과 구이

무화과를 가열하면 생과일 때와는 다른 풍미가 열린다. 무화과 속의 당분이 열을 만나 캐러멜화(Maillard) 반응을 일으키며 복합적인 단맛과 고소한 향을 만들어낸다. 이를 활용한 대표적인 조리법이 ‘무화과 튀김’이다.
잘 익은 무화과를 반으로 잘라 튀김 반죽을 입혀 160~170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튀겨낸다. 이렇게 조리하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과육의 촉촉함이 유지된다.
소금이나 바질 가루를 살짝 뿌리거나, 고르곤졸라 치즈 소스를 곁들이면 단맛과 짠맛의 조화가 극대화되어 와인 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냉각의 원리, 식감의 재창조

무화과를 얼리는 것 역시 식감과 당도를 변화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무화과를 냉동하면 내부의 수분이 얼음 결정으로 변하면서 세포벽을 파괴한다.
이로 인해 해동 시 식감은 더 부드러워지며, 당도가 응축되어 진한 맛을 낸다. 껍질을 벗긴 무화과를 냉동한 뒤 살짝 녹여 그대로 먹으면 천연 소르베(Sorbet)와 유사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냉동 무화과를 플레인 요거트나 우유와 함께 블렌더에 갈면 설탕 없이도 건강한 단맛을 내는 저칼로리 스무디가 완성된다.
조합의 묘미, 쓴맛과 단맛의 조화

무화과의 단맛은 짭짤하거나 쌉싸름한 채소와 만났을 때 상승 효과를 낸다. ‘무화과 참나물 무침’이 좋은 예시다. 참나물 특유의 향긋함과 쌉쌀한 맛이 무화과의 달콤함을 만나 입맛을 돋운다.
이때 참나물은 데치지 않고 생으로 사용해야 향이 산다. 껍질째 얇게 썬 무화과와 참나물을 간장, 식초, 들기름 등 간단한 양념에 가볍게 버무리는 것이 핵심이다. 재료 고유의 맛이 살아있어 개운한 맛을 주며, 식이섬유와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무화과는 생과일로만 소비하기에는 아까운 잠재력을 지닌 식재료다. 열을 가해 풍미를 끌어올리거나, 얼려서 새로운 식감을 만들거나, 혹은 향이 강한 채소와 조합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
기존의 방식이 익숙했다면 이색적인 조리법을 통해 무화과의 숨겨진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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