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던 이 채소, “날로 먹다 큰일 날 뻔했다”… 알고 보니 ‘이것’ 때문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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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채소 섭취법, 익혀 먹어야 하는 이유

가지볶음
가지볶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천연 방어 물질, 일명 ‘항영양소(anti-nutrient)’는 건강에 좋은 채소의 이면에 숨겨진 함정이다.

열을 가하면 쉽게 제거되는 이 성분들을 모르고 섭취할 경우, 오히려 우리 몸에 염증이나 소화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건강식으로 알려진 붉은 강낭콩, 가지, 시금치는 조리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대표적인 식품이다.

붉은 강낭콩 속 ‘렉틴’의 배신

적콩
적콩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붉은 강낭콩(적콩)을 비롯한 콩류에는 ‘피토헤마글루티닌’이라는 독성 렉틴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렉틴은 식물의 천연 살충 성분으로, 소화관 점막에 달라붙어 염증을 일으키고 다른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한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따르면, 제대로 익히지 않은 붉은 강낭콩 단 몇 알만 섭취해도 구토, 복통, 설사 등 급성 식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독소는 열에 매우 약해 섭씨 100도의 끓는 물에서 10분 이상 가열하면 대부분 파괴된다. 따라서 붉은 강낭콩은 최소 5시간 이상 물에 충분히 불린 뒤, 불린 물은 버리고 새로운 물로 삶거나 끓여야 한다.

특히 온도가 충분히 오르지 않는 슬로우쿠커 등으로는 렉틴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어 반드시 팔팔 끓여 익히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가지의 천연 방어막 ‘솔라닌’

가지
가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가지과 식물은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솔라닌’이라는 알칼로이드계 독성 물질을 소량 가지고 있다. 이는 덜 익은 감자의 녹색 부분에 들어있는 독성분과 같다. 솔라닌을 다량 섭취하면 체내에서 적혈구를 파괴하거나 신경 전달을 방해해 두통, 현기증,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다행히 가지의 솔라닌 함량은 인체에 유해할 정도로 많지 않으며, 열에 의해 쉽게 분해된다. 중국 저장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가지를 굽거나 볶는 등 가열 조리를 거치면 솔라닌 함량이 크게 감소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따라서 가지는 생으로 먹기보다 기름에 볶거나 찌는 등 반드시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시금치의 숨은 복병 ‘옥살산’

시금치
시금치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건강 채소의 대명사인 시금치 역시 생으로 과다 섭취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시금치에는 ‘옥살산(수산)’ 성분이 풍부한데, 이는 체내에서 칼슘과 결합해 불용성 결정인 ‘칼슘 옥살레이트’를 형성한다.

이 결정이 신장에 축적되면 신장결석을 유발해 극심한 통증이나 혈뇨의 원인이 되며, 반복될 경우 신장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

또한 옥살산은 칼슘뿐만 아니라 철분 등 다른 미네랄의 체내 흡수율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옥살산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므로, 시금치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궈서 조리하면 상당량의 옥살산을 제거할 수 있다.

시금치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따라서 시금치는 생으로 샐러드에 다량 넣어 먹기보다는 데쳐서 나물로 무치거나 국에 넣어 먹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건강한 섭취법이다.

모든 음식이 날것일 때 가장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다. 일부 채소가 가진 자연 독소는 올바른 조리법을 통해 쉽게 제어할 수 있다.

특히 평소 신장 기능이 약하거나 소화기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식품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안전하게 조리해 섭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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