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남부에서만 드물게 보인다”… 조상들이 귀히 여겼다는 ‘조선 바나나’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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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바나나’ 으름을 아시나요? 9월 제철 맞아 주목받는 이유

으름 열매
으름 열매 / 게티이미지뱅크

한때 ‘조선 바나나’로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은 이름조차 생소한 과일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9월과 10월 사이 가을 산에서 만날 수 있는 토종 덩굴식물 열매 ‘으름’이다.

도시화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대중의 기억 속에서 멀어졌지만, 으름은 과거부터 식용은 물론 약용으로도 널리 활용된 유용한 자원이었다.

잊혀진 과일 으름, 그 정체와 역사

으름 열매
으름 열매 / 게티이미지뱅크

으름은 으름덩굴과에 속하는 낙엽성 덩굴식물로, 주로 산기슭이나 숲 속에서 자생한다. 과거에는 열매뿐만 아니라 식물의 여러 부분을 생활에 활용했다.

길고 질긴 줄기는 바구니를 만드는 재료로 쓰였고, 줄기를 삶은 물은 직물을 염색하는 천연 염료로 이용됐다. 봄에 돋아나는 어린 순은 나물로 무쳐 먹었으며, 껍질과 뿌리는 한방에서 약재로 사용했다.

가을이 무르익으면 길쭉한 열매의 껍질이 세로로 갈라지며 하얀 속살을 드러낸다. 이 과육은 바나나처럼 부드럽고 당도가 매우 높아 ‘조선 바나나’ 또는 ‘코리안 바나나’라는 별명을 얻었다.

씨앗이 많은 점이 단점이지만, 강렬한 단맛 덕분에 과거 시골 아이들의 귀한 간식거리로 여겨졌다. 한방 고서에서는 으름을 ‘목통(木通)’이라는 약재명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주로 소변 배출을 원활하게 하여 몸의 부기를 빼는 데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주요 영양 성분과 효능 분석

으름 열매
으름 열매 / 게티이미지뱅크

으름의 가장 주목할 만한 성분은 칼륨이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과 균형을 이루며 과도한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꾸준한 섭취는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또한 으름은 강력한 항염 및 항산화 효과를 지닌다. 이러한 특성은 체내 염증 반응을 완화하여 호흡기 질환이나 관절의 통증을 줄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풍부한 비타민 C는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고, 멜라닌 색소 침착을 억제하여 기미나 잡티 개선에 기여한다. 더불어 면역 체계를 강화하여 환절기 감기 예방과 피로 해소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식이섬유 역시 다량 함유되어 있어 장의 연동 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변비 예방과 장 건강 증진을 돕는다.

다양한 섭취 방법과 주의사항

으름 열매
으름 열매 / 게티이미지뱅크

으름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자연 그대로 생과로 먹는 것이다. 잘 익어 껍질이 벌어진 으름의 하얀 과육을 그대로 맛보면 그 독특한 단맛과 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씨앗이 많아 씹어 넘기기 불편하다면, 과육만 발라내어 우유나 요구르트와 함께 믹서에 갈아 스무디나 주스로 만들면 목 넘김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다른 방법으로는 잼을 만드는 것이 있다. 과육에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졸여 만든 으름 잼은 빵에 발라 먹거나 플레인 요거트에 곁들이면 훌륭한 디저트가 된다.

으름 열매
바구니에 담긴 으름 / 게티이미지뱅크

열매를 얇게 썰어 말린 뒤 뜨거운 물에 우려내면 향긋한 으름 차로도 즐길 수 있다. 다만 으름은 성질이 차가운 과일에 속하므로, 평소 몸이 냉하거나 소화기가 약한 사람, 그리고 임산부는 과다 섭취를 피하는 것이 권장된다.

과거에는 흔했지만 이제는 일부러 찾아야만 맛볼 수 있는 귀한 과일이 된 으름은 단순한 추억의 간식을 넘어 현대인에게 유익한 여러 건강상 이점을 제공한다.

혈관 건강부터 피부 미용, 면역력 강화까지 다채로운 효능을 지닌 으름이 올가을, 건강한 미식 경험을 찾는 이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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