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좋다고 소문난 ‘이 추출물’…관련 제품 1,599개 유통 됐지만 부작용이 더 크다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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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니아 추출물 간 손상 의혹 확산
함유 제품 1,599개 유통

가르시니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2023년 기준 1,599개. 국내에 유통 중인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함유 건강기능식품의 총개수다. 체중 감량 보조제로 널리 알려진 이 성분에 대해, 섭취 후 급성 간염 등 이상 사례가 보고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급성 간염 사례 발생과 소비자단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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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니아 / 게티이미지뱅크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에 대한 즉각적인 임시 안전조치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단체는 해당 성분 섭취에 따른 급성 간염 등 이상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음에도 관련 제품이 계속 판매되는 상황을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8월 25일과 27일, 특정 A회사의 가르시니아 제품을 섭취한 소비자 2명이 급성 간염 증상을 보인 바 있다. 당시 식약처는 해당 제품에 대한 잠정 판매 중단 권고 및 전량 회수 조치를 내렸다.

A회사 측은 이상 사례와 제품 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음에도 선제적으로 자진 회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HCA 성분의 작용 원리와 간 독성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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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니아 / 게티이미지뱅크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는 인도 등 남아시아 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작은 호박 모양의 열매다. 건강기능식품에 사용되는 추출물은 주로 이 열매의 껍질에서 얻는다. 껍질에 함유된 핵심 성분은 하이드록시시트릭산(HCA)이다.

HCA는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ATP 시트르산 리아제)의 작용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 성분은 개인의 체질이나 기저질환에 따라 간 효소 수치 상승, 황달, 심각하게는 급성 간부전에 이르는 간 독성(hepatotoxicity)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례가 국내외에서 보고되어 왔다.

2027년까지 남은 ‘규제 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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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니아 / 게티이미지뱅크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현재 상황에 대해 ‘긴급 경고제도’나 ‘임시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시 안전조치란 명확한 위해가 확인될 경우, 기준 개정과 같은 정식 절차 완료 전에 선제적으로 판매 중단이나 회수를 명령하는 조치다.

단체 측은 식약처가 건강기능식품협회를 통해 매장과 온라인에 경고 고지를 홍보하도록 요청한 것은 사실상 ‘권고’ 수준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현재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등 일부 기능성 원료의 기준과 규격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단체는 이 개정안이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돼, 그때까지 ‘규제 공백’이 발생해 소비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와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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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니아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논란은 소비자, 산업계, 규제 당국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자들은 체중 감량을 기대하고 섭취했다가 심각한 간 손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다이어트 보조제 특성상 장기 복용하거나 다른 약물과 병용하는 경우가 많아, 잠재적 위험성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기준 1,599개에 달하는 관련 제품을 유통하는 업계 또한 신뢰도 하락과 잠재적 회수 조치라는 부담을 안게 된다. 식약처는 소비자 안전과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동시에 고려하며 규제 시점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논란은 HCA 성분의 특성과 맞물려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자는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하고, 자신의 체질과 기저질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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