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취보다 한 수 위’, 딱! 3개월만 먹을 수 있다는 귀한 나물 ‘곤달비’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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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보석, 곤달비의 효능, 곰취와 구별법
그리고 가장 맛있게 즐기는 법

곤달비
곤달비 / 국립생물자원관

매년 봄, 겨우내 잠자던 미각을 깨우는 특별한 향이 있다. 쌉쌀하면서도 달큰한 감칠맛으로 ‘산나물의 제왕’ 곰취의 아성에 도전하는 식재료, 바로 곤달비다.

짧은 기간만 허락되는 이 귀한 봄의 전령은 독특한 풍미와 풍부한 영양으로 미식가들뿐만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깊은 산의 숨은 보물, 곤달비의 정체

곤달비
곤달비 / 국립생물자원관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 곤달비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토종 자생식물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자료에 따르면, 주로 산이 깊고 습한 계곡이나 물가에서 자생하며, 강원도, 경상북도, 전라북도 등지에서 발견된다.

8~9월경 노란 꽃을 피우지만, 우리가 식용하는 것은 3월 말부터 6월 사이에 돋아나는 부드러운 어린잎과 줄기다. 많은 이들이 곤달비를 곰취와 혼동하지만, 둘은 잎 모양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곰취의 잎이 둥근 심장 모양에 가까운 반면, 곤달비는 보다 길쭉한 삼각형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가장자리의 톱니가 더 뾰족하다.이 작은 차이가 맛과 향의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향과 풍미, 영양이 응축된 제철의 맛

곤달비
곤달비 / 푸드레시피

곤달비의 진가는 그 맛과 향에 있다. 곰취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씹을수록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과 한층 더 진한 향은 ‘곰취를 능가하는 나물’이라는 별칭을 얻게 했다.

생으로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상쾌함이,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쌉쌀한 맛은 부드러워지고 특유의 향은 더욱 깊어진다.

영양학적 가치 또한 뛰어나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곤달비 생것 100g에는 눈 건강에 이로운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항산화 작용을 돕는 비타민 C칼슘, 칼륨 등 무기질도 다량 포함하고 있다.

특히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아, 최근에는 관절 통증을 겪는 중장년층 사이에서 관절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생으로, 무침으로, 장아찌로… 곤달비 활용법

곤달비
끓는 물에 데치는 곤달비 / 푸드레시피

곤달비를 즐기는 방법은 다채롭다. 가장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삼겹살이나 오리고기 등을 구워 신선한 잎을 쌈 채소로 활용하는 것이다.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함이 고기의 기름진 맛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조금 더 맛을 더하고 싶다면 즉석에서 무쳐내는 겉절이가 제격이다. 깨끗이 씻은 곤달비 300g을 먹기 좋게 썬 뒤, 고춧가루 2큰술, 멸치액젓 1큰술, 다진 마늘과 참기름, 설탕을 약간 넣어 가볍게 버무리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내는 숙회는 곤달비의 향을 한층 더 깊게 만든다. 200g 정도의 곤달비를 끓는 물에 30초 남짓 짧게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짜낸다.

곤달비 무침
그릇에 담긴 곤달비 무침 / 푸드레시피

이후 국간장, 다진 파, 깨소금 등 최소한의 양념으로 조물조물 무쳐내면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의 나물 무침이 완성된다.

오래 두고 즐기고 싶다면 장아찌가 현명한 선택이다. 데친 곤달비 400g의 물기를 제거하고, 간장과 물을 1:1 비율로 섞고 식초와 설탕을 기호에 맞게 더해 끓인 장아찌 국물을 붓는다.

일주일가량 숙성시키면 짭조름하면서도 향긋한 밑반찬이 되어 연중 어느 때나 곤달비의 맛을 추억할 수 있게 해준다.

채취와 섭취 시 유의할 점

곤달비
곤달비 / 푸드레시피

곤달비는 깊은 산 습지에서 자라기 때문에, 산나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초보자가 함부로 채취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매년 봄나물과 독초의 오인 섭취 사고를 경고하는데, 전문가가 아니라면 시장이나 농장에서 검증된 것을 구매하는 편이 가장 안전하다.

채취하더라도 식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뿌리째 뽑지 않고 잎과 줄기만 채취해야 하며, 중금속 오염 우려가 있는 도로변이나 공장 근처는 피해야 한다.

또한, 곤달비는 성질이 차갑다고 알려져 있어 평소 몸이 찬 사람이 과다 섭취할 경우 배탈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 역시 섭취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신선하게 구매한 곤달비는 냉장 보관 시 3~4일 내에 소비하는 것이 향과 식감을 최상으로 즐기는 방법이다. 더 오래 보관하려면 살짝 데친 후 소분하여 냉동실에 두면 2~3개월까지 그 맛과 향을 유지할 수 있다.

봄의 미각을 깨우는 귀한 선물

곤달비장아찌
곤달비 장아찌 / 푸드레시피

곤달비는 단순히 쌉쌀한 맛을 내는 산나물이 아니다. 깊은 산의 정기를 품고 자라나 짧은 기간 우리에게 오는 귀한 선물과도 같다.

독특한 향과 풍미, 풍부한 영양은 물론, 경주 산내 지역의 특산물로 자리 잡아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적 가치까지 지녔다. 제철에 만나는 곤달비 한 접시는 잃어버렸던 자연의 미각을 되찾게 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단순한 계절 나물을 넘어, 건강한 식문화를 이끄는 소중한 식재료로서 곤달비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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