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물에 파괴되는 항암 성분 ‘설포라판’을 지키는 1분 찜의 과학

세계 10대 슈퍼푸드, 녹색 꽃양배추 브로콜리. 풍부한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 덕분에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대표적인 건강 조리법의 아이콘이다. 우리는 보통 브로콜리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익숙한 방식은 브로콜리의 가장 강력한 항암 성분인 ‘설포라판’을 스스로 파괴하는 최악의 조리법일 수 있다. 당신이 건강을 위해 챙겨 먹던 브로콜리는 사실 ‘속 빈 강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설포라판, 열쇠(효소)를 잃어버린 보물상자

브로콜리의 핵심 성분인 설포라판은 그 자체로 들어있지 않다. ‘글루코라파닌’이라는 보물상자와, 이 상자를 여는 ‘미로시나아제’라는 효소 열쇠가 각각 분리되어 존재한다.
브로콜리를 썰거나 씹으면 이 둘이 만나 비로소 강력한 항암 물질인 설포라판이 활성화된다. 문제는 이 ‘열쇠’인 미로시나아제 효소가 열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브로콜리를 끓는 물에 1분 이상 넣는 순간, 열쇠는 파괴되어 버린다. 결국 보물상자는 열리지 못한 채, 우리는 빈손으로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
최고의 조리법, 1분의 ‘찜’

그렇다면 보물상자와 열쇠를 모두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찌는’ 것이다. 끓는 물 대신 수증기를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익히는 찜 조리는, 설포라판 활성화에 필수적인 미로시나아제 효소의 파괴를 최소화한다.
찜기에 물을 붓고 끓어오르면, 손질한 브로콜리를 넣고 뚜껑을 덮어 1분에서 최대 3분만 찐다. 이 짧은 시간은 브로콜리의 식감을 아삭하게 살리면서도, 수용성인 비타민 C의 손실까지 막아주는 가장 과학적인 영양소 손실 최소화 조리법이다.
이미 데쳤다면? ‘이것’으로 살려내세요

이미 끓는 물에 데쳐버린 브로콜리라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는 ‘설포라판 부스터’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열쇠(효소)를 잃어버린 브로콜리에 새로운 열쇠를 빌려주는 방법이다.
놀랍게도 고추냉이, 겨자, 양배추, 루꼴라 같은 십자화과 채소에는 미로시나아제 효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미 데쳐버린 브로콜리를 먹을 때, 고추냉이나 생 양배추 채와 함께 먹으면, 효소가 브로콜리의 잠자고 있던 항암 성분을 다시 활성화시켜준다.
아는 만큼 건강해지는 브로콜리 조리법

브로콜리는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평범한 채소가 될 수도, 강력한 항암 식품이 될 수도 있다. 끓는 물에 무심코 데쳐 영양소를 모두 버리는 대신, 1분간 찌거나, 좋은 기름에 살짝 볶아보자.
이미 데쳤다면 고추냉이나 겨자를 곁들이는 지혜를 발휘해 보자. 작은 조리법의 차이가 더위와 각종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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