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의 철분·비타민 C 등 주요 영양소와 효능

아삭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으로 사랑받는 연근은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대표적인 뿌리채소다.
특히 빈혈 예방에 좋은 철분이 풍부해 ‘천연 철분제’라는 별명까지 가졌지만, 가장 대중적인 조리법인 ‘연근조림’이 오히려 연근의 영양 가치를 떨어뜨리고 몸에 해로운 ‘당독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연근, 그 효능을 100% 누리기 위한 똑똑한 조리법을 알아본다.
연근의 영양학적 가치는 매우 뛰어나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데친 연근 100g에는 1.1mg의 철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당근(0.28mg)이나 무(0.16mg)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 C도 풍부하다. 또한 연근을 잘랐을 때 나오는 끈적한 점액질 성분인 뮤신(Mucin)은 위벽을 보호하고 단백질의 소화를 촉진하며, 떫은맛을 내는 탄닌(Tannin)은 강력한 소염 작용과 지혈 효과를 지닌다.
천연 영양제의 두 얼굴, ‘최종당화산물’의 함정

문제는 조리 방식이다. 연근을 고온에서 오랜 시간 가열하면 열에 약한 비타민 C는 쉽게 파괴된다. 더 큰 문제는 ‘최종당화산물(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 AGEs)’이라는 유해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종당화산물은 이름처럼 단백질이나 지방이 당과 결합해 변성된 물질로, 일명 ‘당독소’로 불린다.
가천대 길병원 허정연 영양팀장은 “최종당화산물은 체내에 쌓이면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세포를 노화시켜 당뇨 합병증, 동맥경화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간장, 설탕, 물엿을 넣고 윤기 나게 조리는 연근조림은 최종당화산물이 생성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단맛을 내는 당분과 연근 속 단백질이 고온에서 만나면, 음식에 먹음직스러운 갈색 빛과 풍미를 더하는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 일어난다. 이 반응이 바로 최종당화산물을 만드는 주된 경로다.
맛있는 갈색 빛깔의 이면에는 이처럼 건강을 위협하는 함정이 숨어 있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마이야르 반응은 수분이 거의 없는 175℃ 이상의 고온에서 특히 활발하게 일어난다.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들 때까지 끓이는 연근조림의 조리 과정 후반부는 최종당화산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구간인 셈이다.
연근 효능을 지키는 건강 조리법

그렇다면 연근의 풍부한 영양을 온전히 섭취하고 최종당화산물의 위험을 피하려면 어떻게 조리해야 할까? 핵심은 ‘온도’와 ‘수분’을 조절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생으로 먹는 것이다. 얇게 썰어 샐러드에 넣거나 갈아서 주스로 마시면, 열에 약한 비타민 C와 각종 효소를 100% 섭취할 수 있다.
생 연근의 떫은맛이 부담스럽다면 끓는 물에 식초를 약간 넣고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궈 사용하면 된다.

데치기는 수분을 이용한 습열 조리법으로, 100℃를 넘지 않아 최종당화산물 생성을 막고 연근의 아삭한 식감은 살릴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데친 연근은 샐러드나 냉채, 초무침 등으로 활용하기 좋다.
밥을 지을 때 잘게 썬 연근을 넣어 영양밥을 짓거나, 카레에 감자 대신 넣는 것도 추천된다. 찌거나 끓이는 방식 역시 수분이 풍부한 저온 조리법이라 영양소 손실과 당독소 생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근조림을 포기할 수 없다면

달콤짭짤한 연근조림의 맛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면, 조리 방식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최종당화산물의 생성을 줄일 수 있다.
허정연 영양팀장은 “온도 변화가 크지 않은 두꺼운 냄비나 열 보존이 좋은 무쇠 냄비를 사용해 약한 불에서 천천히 조리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두꺼운 냄비는 열을 서서히 그리고 고르게 전달해 특정 부위만 고온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조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처음부터 센 불에 올리기보다, 약한 불에서 뚜껑을 덮고 수분을 유지하며 은근히 익히는 것이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연근은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맛있는 연근조림을 가끔 즐기는 것은 좋지만, 평상시에는 데치거나 쪄서 먹는 습관을 통해 ‘천연 철분제’ 연근이 가진 본연의 건강함을 온전히 누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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