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의 왕’이라며 매일 먹는 ‘이 음식’, 뼈 건강 망치는 숨겨진 함정 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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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나트륨의 함정
뼈 건강 위한 멸치 섭취의 과학, 칼슘 흡수율 높이는 비타민 D·K 조합법

멸치 볶음
접시에 담긴 멸치 볶음 / 게티이미지뱅크

‘칼슘의 왕’으로 불리며 국민 반찬으로 사랑받는 멸치. 뼈 건강을 위해 매일 멸치볶음을 챙겨 먹는 가정도 많다. 하지만 우리가 믿어온 이 건강 공식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면 어떨까.

무심코 먹는 짭짤한 멸치볶음이 오히려 우리 뼈 속 칼슘을 빼내가는 ‘배신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멸치볶음의 배신, ‘나트륨’의 함정

멸치 볶음
멸치 볶음에 넣는 간장 / 푸드레시피

문제의 핵심은 바로 나트륨(Sodium)이다. 멸치 자체에도 염분이 있지만, 조림이나 볶음 과정에서 들어가는 간장과 소금은 나트륨 함량을 극대화한다.

우리 몸은 과도한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하는데, 이때 나트륨과 칼슘은 마치 자석처럼 함께 끌려 나가는 길항 작용을 한다. 즉, 짜게 먹을수록 더 많은 칼슘이 뼈에 흡수될 틈도 없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역시 고염식이가 소변을 통한 칼슘 손실을 증가시켜 골다공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체내 칼슘 농도가 낮아지면, 우리 몸은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뼈에 저장된 칼슘을 녹여 쓸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골밀도 저하로 이어진다. 칼슘을 보충하려던 노력이 오히려 뼈를 약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는 셈이다.

칼슘을 뼈로 이끄는 두 명의 조력자, 비타민 D와 K

멸치 볶음
접시에 담긴 멸치 볶음 / 푸드레시피

설령 나트륨 섭취를 줄여 칼슘 손실을 막았다 해도, 칼슘이 저절로 뼈로 가진 않는다. 칼슘이 뼈에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두 명의 핵심 조력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첫 번째 조력자는 비타민 D다. 비타민 D는 소장에서 칼슘이 혈액으로 흡수되도록 돕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두 번째 조력자는 비타민 K로, 혈액 속 칼슘이 엉뚱한 곳으로 새지 않고 뼈로 정확히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교통경찰’과 같다.

비타민 K는 ‘오스테오칼신’이라는 단백질을 활성화해 칼슘을 뼈에 단단히 결합시킨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K가 부족할 경우 칼슘이 혈관에 쌓이는 ‘혈관 석회화’ 위험이 커져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뼈 건강을 위한 최상의 멸치 활용법

멸치
뜨거운 물에 데치는 멸치 / 푸드레시피

그렇다면 멸치의 칼슘을 온전히 우리 몸의 자산으로 만들기 위한 최상의 방법은 무엇일까? 핵심은 ‘나트륨 줄이기’와 ‘영양소 더하기’다.

먼저, 조리 전 멸치 자체의 염분을 줄이는 것이 좋다. 마른 멸치를 요리에 사용하기 전,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거나 쌀뜨물 또는 맹물에 10분 정도 담가두면 상당량의 염분을 제거할 수 있다.

이후 물기를 제거하고 마른 팬에 살짝 볶아 비린내를 날린 후 요리한다. 볶음이나 조림을 할 때는 간장이나 소금 사용을 최소화하고, 다진 마늘, 후추, 견과류, 깨 등을 활용해 고소한 풍미를 더하는 것이 현명하다.

시금치 브로콜리
도마위에 시금치와 브로콜리 / 푸드레시피

다음으로, 칼슘의 조력자인 비타민 D와 K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멸치를 볶을 때 비타민 K가 풍부한 케일, 시금치, 브로콜리, 깻잎과 같은 짙은 녹색 채소를 함께 넣으면 맛과 영양의 궁합이 완벽해진다.

또한 식사 시 비타민 D가 풍부한 달걀노른자표고버섯 반찬을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하루 15분 이상 햇볕을 쬐어 체내에서 비타민 D를 자연적으로 합성하는 습관도 병행해야 한다.

‘작은 고기’ 멸치의 또 다른 가치

멸치
바닷속 멸치 / 푸드레시피

멸치는 칼슘 외에도 우리 몸에 유익한 다양한 영양소를 품고 있다. ‘작은 고기’라는 별명에 걸맞게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DHA, EPA)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심혈관 건강에 이롭다.

또한,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근육 생성과 유지에 필수적이며, 신진대사를 돕는 각종 비타민 B군도 함유하고 있다.

멸치 볶음
접시에 담긴 고추와 멸치 볶음 / 게티이미지뱅크

멸치 한 접시에 담긴 칼슘을 온전히 내 몸의 뼈로 보내기 위해서는, 짜게 먹는 습관을 버리고 지혜로운 영양의 조합을 기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염분을 줄여 칼슘의 손실을 막고, 비타민 D와 K가 풍부한 채소, 버섯, 달걀 등과 함께 섭취하는 것. 작은 생선에 담긴 거대한 영양의 가치를 제대로 누리는 방법은 바로 이 똑똑한 식습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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