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제철이라는데 왜 맛이 없을까, 강한 매운맛 고르는 핵심은 따로 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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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지 않아 실망했다면 주목
외형과 제철 넘어 품종의 유래까지 알아야 할 진짜 감별법

청양고추
반으로 자른 청양고추 / 푸드레시피

찌개와 볶음 요리에 칼칼한 한 방을 더해줄 청양고추. 하지만 큰맘 먹고 넣었음에도 풋내만 날 뿐 기대했던 매운맛이 나지 않아 실망했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다.

여름 햇살이 뜨거워지는 지금, 매운맛이 절정에 달하는 제철 청양고추를 실패 없이 고르는 비법은 단순히 외형을 살피는 것을 넘어 그 이름에 얽힌 오해를 푸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많은 이들이 ‘청양고추’라는 이름 때문에 충남 청양군을 원산지로 알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청양고추는 1983년 종묘회사에서 개발한 품종으로, 매운맛으로 유명한 경북 청송영양 지역 고추의 뛰어난 특성을 교배해 탄생했다.

두 지역명의 첫 글자를 따 ‘청양(靑松+英陽)’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이다. 이 사실은 우리가 찾는 강렬한 매운맛의 실마리가 품종과 재배 환경에 있음을 시사한다.

단단함과 광택, 매운맛의 첫 번째 신호

청양고추
도마위에 놓인 싱싱한 청양고추 / 푸드레시피

물론 매운 고추를 고르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는 외형 관찰이다. 진짜 매운 청양고추는 표피가 매끈하고 터질 듯한 탄력과 함께 짙은 녹색의 윤기를 띤다.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기보다는, 손가락 정도의 중간 크기이면서 곧게 뻗은 것이 매운맛이 응축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반면 표면이 무르거나 주름진 것, 꼭지가 시들고 갈색으로 변한 것은 수확한 지 오래되어 신선도는 물론 매운맛의 핵심인 캡사이신 성분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

청양고추
시든 청양고추 / 푸드레시피

과학적으로 고추의 매운 정도는 스코빌 지수(SHU)로 측정하는데, 청양고추는 품종에 따라 약 4,000에서 10,000 SHU에 달한다. 이는 멕시코 요리에 흔히 쓰이는 할라피뇨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다.

캡사이신은 고추의 씨와 씨가 붙어있는 하얀 태좌 부분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므로, 단면을 확인했을 때 이 부분이 충실한 것이 더 맵다.

여름 햇볕이 빚어내는 강렬한 풍미

청양고추
청양고추 재배 / 푸드레시피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유독 여름에 강력해지는 데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고추는 성장기 동안 햇볕을 많이 받고 기온이 높을수록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캡사이신을 더 활발하게 생성한다.

즉,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바로 지금이 연중 가장 맵고 향이 풍부한 청양고추를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인 셈이다. 같은 품종이라도 봄이나 가을에 수확한 것보다 여름철 노지에서 자란 고추가 한 수 위의 매운맛을 자랑하는 이유다.

최적의 맛과 향을 지키는 보관의 기술

청양고추
키친타올로 감싸는 청양고추 / 푸드레시피

이렇게 까다롭게 고른 청양고추의 알싸한 매력을 끝까지 즐기기 위해서는 보관법 또한 중요하다. 고추의 가장 큰 적은 수분과 무름이다.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고추를 서너 개씩 감싸 습기를 흡수하도록 한 뒤, 밀폐 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 채소칸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방법은 고추가 무르는 것을 방지하고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매운 향을 최소 1~2주간 신선하게 유지해 준다.

결국 진정한 매운맛을 고르는 비법은 눈으로 확인하는 단단함과 광택, 이름에 얽힌 품종의 유래를 이해하는 지식, 그리고 제철의 원리를 아는 지혜에 있다.

이 작은 차이를 아는 것만으로도 요리의 풍미를 확실하게 책임질 좋은 청양고추를 정확히 식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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