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왜 호불호 갈릴까? 한국에서 논쟁되는 향신채의 모든 것

by 김민수 기자

댓글 0개

입력

수정

라면부터 겉절이까지,
고수를 맛있게 먹는 방법과 보관 팁

삼겹살 고수 쌈
삼겹살 고수 쌈 / 푸드레시피

고수는 식탁 위의 논쟁을 일으키는 대표 식재료다. 누군가는 쌀국수 위에 듬뿍 얹어 먹으며 그 향을 ‘상쾌하다’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샴푸 맛’, ‘비누 맛’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고수의 향은 독특하고 강하지만, 한 번 매료되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중독성을 지닌다. 최근에는 라면, 김치찌개, 삼겹살 쌈에까지 활용되며 고수를 즐기는 사람들의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왜 고수는 이렇게 호불호가 갈릴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을까?

고수의 정체, 그리고 향을 다르게 느끼는 이유

고수
고수 / 푸드레시피

고수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잎, 씨앗, 뿌리 모두 음식에 활용 가능한 다재다능한 식재료다. 특히 잎은 ‘실란트로’로 불리며 동남아, 멕시코, 중동 요리에서 널리 쓰이고, 씨앗은 ‘코리앤더’로 향신료의 주재료가 된다.

하지만 이 고수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바로 그 강한 향 때문이다. 고수에서 나는 향은 피넨, 데칸알 같은 방향성 물질로 구성되는데, 이 향을 일부 사람들은 감귤처럼 상쾌하게 느끼는 반면, 특정 유전자(OR6A2) 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비누나 노린재 냄새로 인식한다.

실제로 전체 인구의 약 10%는 고수를 유독 불쾌하게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고수를 사랑하는 중동·남아시아 지역과 달리, 한국에서는 여전히 ‘고수파’와 ‘비고수파’의 갈림길이 선명하게 존재한다.

라면부터 김치찌개까지, 고수의 의외의 활용법

김치찌개 고수 토핑
김치찌개 고수 토핑 / 푸드레시피

고수는 처음에는 쌀국수의 토핑 정도로 알려졌지만, 요즘은 라면, 김치찌개, 심지어 삼겹살 쌈까지 고수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진한 국물요리에 고수를 넣으면 향이 확 살아나면서도 개운한 맛을 더해주며, 쌈채소 대신 고수를 사용하면 느끼한 고기의 맛을 중화시켜준다.

고수 겉절이
고수 겉절이 / 푸드레시피

특히 한국식 ‘고수 겉절이’는 고수를 맛있게 즐기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양파, 고춧가루, 간장, 식초, 올리고당으로 양념한 고수 겉절이는 삼겹살과 찰떡궁합이며, 밥반찬으로도 훌륭하다.

여기에 고수 페스토, 고수 과카몰리처럼 색다른 레시피도 함께 즐긴다면 ‘고수는 못 먹겠다’는 말은 점차 줄어들지 모른다.

고수의 진짜 가치, 알고 보면 영양도 만점

쌀국수 고수
쌀국수 고수 / 푸드레시피

고수는 단순히 향신채에 그치지 않는다. 100g당 23kcal로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적합하며, 특히 비타민 K 함량은 310μg으로 상추의 2배를 넘는다. 이 성분은 혈액 응고와 뼈 건강을 도와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고수에는 항산화 성분인 퀘르세틴이 풍부해 염증을 억제하고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고수의 씨앗(코리앤더)에는 소화를 촉진하고 위장을 편안하게 해주는 성분이 있어 인도나 중동 지역에서는 차로 끓여 마시기도 한다. 비록 향이 호불호를 탈 수는 있지만, 건강만 놓고 본다면 고수는 충분히 섭취할 만한 가치가 있는 슈퍼푸드다.

오래 보관하고 맛있게 즐기는 고수 활용 팁

고수 보관법
고수 보관법 / 푸드레시피

고수는 향이 강한 만큼, 보관할 때도 신선도가 중요하다. 뿌리가 붙은 생고수를 구입했다면, 뿌리를 물에 담아 유리컵에 세워 보관하고, 잎은 젖은 키친타월로 감싼 후 냉장 보관하면 최대 2주까지도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다.

뿌리가 없는 고수는 씻은 뒤 물기를 잘 제거하고 밀폐용기에 키친타월과 함께 보관하면 7~10일 정도 보관 가능하다.

고수 보관법
고수 정기 보관법 / 푸드레시피

장기 보관이 필요하다면 고수를 잘게 썰어 물이나 올리브오일과 섞어 얼음 틀에 넣어 냉동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얼린 고수는 볶음밥, 국물 요리 등에 바로 넣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고수는 단순히 ‘향이 강한 채소’가 아니다. 조리법에 따라 입맛을 살릴 수 있는 매력적인 식재료이자, 건강을 지키는 영양 덩어리다. 처음엔 낯설고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적절한 요리에 곁들이고 보관법만 잘 지키면 어느새 고수의 진가를 깨닫게 된다.

샴푸 맛에서 벗어나 ‘깊은 풍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오늘 식탁에 고수를 한 줌 올려보자. 당신의 미각이 새롭게 열릴지도 모른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