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껍질 영양 지키는 법, 물에 헹구기 전 소금물부터 시작하세요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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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소 풍부한 여름 당근, 소금과 식초로 안전하게 세척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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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 게티이미지뱅크

여름의 강렬한 햇살 아래 주홍빛으로 반짝이는 당근은 식탁 위 가장 친숙한 채소 중 하나다.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은 샐러드, 주스, 볶음 요리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

하지만 당근의 풍부한 영양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바로 ‘어떻게 씻을 것인가?’이다.

특히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껍질째 먹으려면, 표면에 남아있을지 모를 흙, 세균, 잔류 농약에 대한 걱정을 떨치기 어렵다. 흐르는 물에 헹구는 것만으로는 충분할까?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소금과 식초’ 세척법, 그 이면에 숨겨진 과학적 이유와 당근의 놀라운 효능을 함께 알아본다.

우리 몸이 당근을 사랑하는 이유: 베타카로틴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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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에 담긴 당근 / 게티이미지뱅크

당근의 상징과도 같은 주황빛은 ‘베타카로틴(β-carotene)’이라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에서 나온다.

녹황색 채소 중에서도 압도적인 함량을 자랑하는 이 성분은 우리 몸속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눈 건강을 지키고 피부 점막을 보호하며,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흥미로운 점은 베타카로틴이 기름과 만났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A의 전구체이기에, 기름에 볶거나 드레싱을 곁들여 먹으면 생으로 먹을 때보다 흡수율이 최대 6~7배까지 높아진다.

반면, 당근에는 비타민 C를 산화시키는 ‘아스코르비나아제’라는 효소도 존재한다. 이 효소는 산(acid)과 열에 약하므로, 샐러드에 식초나 레몬즙을 활용한 드레싱을 곁들이거나 살짝 데쳐서 사용하는 것이 영양소를 지키는 지혜다.

주황색이 아니었던 채소, 당근의 반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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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색의 당근 / 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아는 주황색 당근이 처음부터 그 색을 띤 것은 아니었다. 원산지인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초기 재배 지역에서는 보라색, 흰색, 노란색 등이 주를 이뤘다.

오늘날의 주황색 당근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오렌지 가문의 상징색을 기리기 위해 품종을 개량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한국에는 13세기경 중국을 통해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며,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대량 재배가 시작되어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되었다.

‘소금물’과 ‘식초물’, 과학으로 농약 씻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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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 게티이미지뱅크

당근 껍질과 그 바로 아래 부분에는 베타카로틴을 비롯한 각종 영양소가 밀집해 있다. 따라서 껍질을 두껍게 깎아내는 것보다 깨끗하게 씻어 온전히 섭취하는 것이 영양학적으로 이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채소나 과일을 물에 일정 시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씻어내는 것을 기본적인 세척법으로 권장하지만, 보다 꼼꼼한 세척을 원할 때 가정에서 쓰는 소금과 식초는 과학적인 원리를 담고 있다.

첫 단계는 소금물에 담그는 것이다. 큰 그릇에 당근이 잠길 만큼 물을 받고 소금 한 숟가락을 녹인 뒤 5분가량 담가둔다. 이는 소금의 삼투압 작용을 이용하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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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물에 담근 당근 / 푸드레시피

소금물은 당근 표면의 미세한 흙먼지와 이물질의 결합을 약화시켜 더 쉽게 떨어져 나가도록 돕는다. 이후 부드러운 솔이나 깨끗한 수세미로 표면을 문질러 닦아내면 물리적으로 유해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다음은 식초물로 헹굴 차례다. 물 1L에 식초 한 숟가락을 섞은 물에 세척한 당근을 넣고 가볍게 헹궈준다.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acetic acid)은 강력한 살균 효과를 지닌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잔류 세균이나 미생물의 세포막을 파괴하여 이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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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타올로 물기를 제거하는 세척한 당근 / 푸드레시피

마지막으로 흐르는 깨끗한 물에 당근을 충분히 헹궈 남아있는 소금기나 식초 향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렇게 이중 세척을 마친 당근은 껍질째 주스로 만들거나 샐러드에 바로 활용해도 안심할 수 있다.

세척 후에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밀폐 용기나 랩에 싸서 냉장 보관하면 신선함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당근은 우리에게 익숙함을 넘어 자연이 준 영양의 보고다. 그 가치는 껍질 바로 아래에 숨어있다.

이제는 막연한 걱정으로 껍질을 깎아내기보다, 소금과 식초의 과학적 원리를 활용한 세척법으로 당근의 모든 것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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