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되면 궁중 수라상에도 올랐다…봄 나물 5가지로 만드는 ‘제철 보양식’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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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시작을 알리는 제철 음식
명태순대로 채우는 단백 보양

봄나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입춘이 되면 조상들은 특별한 음식을 차려 한 해의 건강과 풍년을 기원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라는 글귀를 대문에 붙이는 풍습과 함께, 제철 나물과 생선으로 만든 절식을 이웃과 나누며 새봄을 맞이했다.

오신반·입춘채·명태순대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형태가 조금씩 다르지만, 겨울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제철 식재료를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단, 음식마다 재료 구성과 조리법이 달라 각각의 방식을 제대로 알고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 가지 매운 나물로 만든 오신반, 봄을 담은 생채

오신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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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반은 파, 마늘, 달래, 부추, 유채(평지)·미나리새순·움파 등 매운 향을 가진 봄 나물 중 다섯 가지를 골라 만든 생채 요리다.

재료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달라지며, 다섯 가지 색을 맞춰 고르는 방식이라 정해진 한 세트가 아닌 가변 구성인 셈이다. 궁중에서도 입춘이 되면 수라상에 올렸다고 전해지며, 민간에서도 널리 먹었다.

이 음식은 다섯 가지 매운 향채가 지닌 자극적인 맛으로 겨울 뒤 입맛을 돋우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입춘 음식으로 인식돼 왔다. 특히 오신반은 오행·오색과 관련해 신체 기관의 조화를 상징하는 절기 음식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재료를 데칠 때는 시간을 짧게 하고 찬물에 바로 식혀야 색과 식감을 살릴 수 있는 편이다. 생으로 썰어 양념해 올리거나, 살짝 데쳐 무치는 방식 모두 활용 가능하다.

달래·냉이·유채나물로 만드는 입춘채, 비타민 공급하는 봄나물

달래 나물
달래 나물 / 게티이미지뱅크

입춘채는 달래, 냉이, 유채나물 등 봄나물을 이용해 무치거나 생채로 만든 음식으로, 오신채·세생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달래·냉이·유채 등은 비타민과 식이섬유, 미네랄을 함유한 채소류이며, 겨울 동안 채소 섭취가 줄어든 시기에 비타민C를 공급하는 봄나물 음식으로 소개돼 왔다.

달래무침, 냉이무침, 유채나물 볶음 등으로 응용할 수 있으며, 이웃과 나눠 먹는 풍습도 전해진다. 반면 나물 종류와 조합에 따라 영양 성분 함량 편차가 크므로, 한 가지 나물보다 다양하게 섞어 활용하는 게 좋다.

보관 시에는 세척 후 물기를 충분히 제거하고 냉장 보관하며, 가능한 짧은 기간 안에 섭취하는 편이 신선도 유지에 유리하다.

함경도 향토 음식 명태순대, 단백질 담은 입춘 보양식

명태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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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순대는 함경도·북한 지역에서 입춘에 즐겨 먹던 향토 음식으로, 명태의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한 뒤 두부, 당면, 숙주, 김치, 부추 등을 다져 소로 채워 찐 음식이다.

명태는 지방 함량이 낮고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어류로, 겨울철 귀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입춘 보양식으로 의미가 있는 셈이다.

조리 시 명태 2마리 기준으로 두부, 당면, 숙주, 부추 등을 다져 넣어 찐 뒤 썰어 상에 내면 된다. 현재는 남한 일부 지역의 식당에서 향토 음식 또는 특별 메뉴로 재구성돼 만나볼 수 있기도 하다.

명태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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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명태를 고를 때는 살이 단단하고 눈이 맑으며 비린내가 적은 것을 선택하는 게 기본이다. 손질 후 바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냉동 보관하는 편이 안전하다.

입춘 절식은 특정 음식 한 가지에 집중하기보다, 제철 나물과 단백질 식재료를 함께 구성해 계절 전환기에 균형 잡힌 식단을 갖추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전통 절기 음식인 만큼 건강 효능보다는 봄을 맞이하는 문화적 의식으로 접근하는 시각도 필요하다.

오신반과 입춘채에 쓰이는 달래·부추·마늘 등은 자극적인 맛이 강해 위장이 예민한 사람은 섭취량을 조절하는 게 좋으며, 명태순대는 속 재료에 김치나 부추가 들어가므로 나트륨 함량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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