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인 줄 알고 뽑았던 ‘이 식물’, 암세포 스스로 죽게 만든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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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나물의 항암 효과부터 안전한 활용법, 섭취 시 주의사항까지

짚신나물
짚신나물 / 국립생물자원관

여름이 깊어가는 7월, 우리 주변의 산과 들에 노란색 꽃대를 길게 올린 들풀이 지천이다.

바로 짚신나물이다. 흔한 잡초처럼 보이지만, 이 식물은 예로부터 ‘신선이 타는 학’이라는 뜻의 ‘선학초(仙鶴草)’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귀한 약재로 대접받아왔다. 그리고 지금, 현대 과학이 그 오랜 지혜 속에 숨겨진 항암 가능성을 하나씩 증명해내고 있다.

전통 의학에서 짚신나물은 주로 지혈, 소염 작용에 사용되었지만, 암 치료의 보조적인 약재로서의 명성 또한 높았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전통적 활용이 단순한 경험을 넘어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짚신나물
짚신나물 / 국립생물자원관

최근 연구들은 짚신나물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스스로 사멸하도록 유도하는 놀라운 기전을 품고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핵심은 세포사멸(Apoptosis) 유도 능력에 있다. 2009년 대한예방한의한회지에 발표된 한 연구는 짚신나물 추출물이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을 억제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짚신나물 추출물을 투여한 쥐에서 종양의 성장이 현저히 둔화되었다. 이는 짚신나물이 암세포 내의 ‘자살 스위치’ 역할을 하는 ‘비에이엑스(Bax)’와 같은 단백질의 발현을 증가시켜, 암세포가 스스로 파괴되도록 유도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즉, 암세포를 직접 공격할 뿐만 아니라, 암세포가 자멸하도록 프로그래밍된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다양한 암종에서 확인된 억제 효과

짚신나물
짚신나물 / 국립생태원

짚신나물의 항암 잠재력은 특정 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08년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에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는 짚신나물의 메탄올 추출물이 대장암, 위암, 자궁경부암 세포에 대해서도 강한 성장 억제 효과를 보인다고 보고했다.

이는 짚신나물이 광범위한 암종에 대응할 수 있는 천연 항암 후보 물질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에는 경희대학교 한방생명공학과 강세찬 교수 연구팀이 짚신나물에서 추출한 표준화된 물질(APR64)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 항암 활성 또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연구팀은 짚신나물이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식품 원료로 인정한 안전한 물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보조제 개발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항암 활성의 원천, 풍부한 생리활성물질

짚신나물
짚신나물 / 국립생태원

짚신나물이 이처럼 강력한 생명력을 보이는 이유는 그 안에 함유된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 덕분이다. 짚신나물에는 플라보노이드카테킨 같은 폴리페놀 화합물을 비롯해 탄닌, 테르페노이드 등 수많은 유효 성분이 들어있다.

이들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우리 몸의 세포가 유해 산소로 인해 손상되고 변이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러한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고, 앞서 언급한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또한 짚신나물은 통풍의 원인이 되는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일부 확인되어, 또 다른 건강 증진 가능성도 품고 있다.

섭취 방법과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경고

짚신나물
짚신나물 / 국립생태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짚신나물은 예로부터 어린잎과 순을 뜯어 나물로 먹어왔다. 쓴맛이 거의 없어 생으로 무치거나, 살짝 데쳐 나물로 조리하거나, 국 또는 나물밥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짚신나물의 약리적 효능에만 집중해 과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짚신나물은 현대적인 암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검증된 치료제가 아니며, 반드시 전문가의 감독하에 사용되어야 한다.

한국한의약진흥원 역시 짚신나물 추출물이 위염 개선 등에 효과를 보였지만, 고농도로 복용할 경우 구역질, 구토, 어지럼증, 안면 홍조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길가에 피어있는 흔한 들풀이 놀라운 잠재력을 품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그러나 그 힘을 안전하고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사 또는 한의사와 같은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이 주는 선물은 정확한 지식과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함께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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