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으로 먹을까, 끓여 먹을까…조리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효과’가 생긴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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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단계와 조리 방식이 달라지는 김치
신김치 유기산·생김치 프로바이오틱스

김치
김치 / 게티이미지뱅크

겨울 김장철이 다가오면 김치를 어떻게 먹을지에 대한 고민이 자연스레 늘어난다. 적숙기 김치를 생으로 즐길지, 푹 익은 신김치를 찌개로 끓일지에 따라 풍미도 영양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김치찌개를 끓일 때 “유산균이 모두 죽어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의문은 해마다 반복된다.

실제로 가열 과정에서는 살아 있는 유산균 대부분이 사멸하지만, 그렇다고 김치찌개가 의미를 잃는 것은 아니다. 발효 속에서 쌓여온 성분과 조리 후 남는 물질이 다른 방식의 장점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신김치가 깊은 맛을 내는 이유

묵은지
묵은지 /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식탁에서 오래전부터 신김치나 묵은지가 찌개에 주로 사용된 데에는 발효 과정의 변화가 자리한다. 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락토바실러스가 젖산을 비롯한 다양한 유기산을 축적하는데, 바로 이 유기산이 김치찌개의 깊은 신맛과 감칠맛을 만들어낸다.

이 흐름은 유산균 수 변화와도 이어진다. 갓 담근 김치는 g당 1만~10만 수준이지만, 서서히 숙성되면 유산균은 크게 증가해 적숙기에는 g당 10억~100억 마리에 이른다.

이때는 류코노스톡 특유의 시원한 풍미와 락토바실러스의 깊은 맛이 살아난다. 이후 과숙기로 향하면 유산균 종류가 변하고 전체 수가 점차 줄어드는 과정이 뒤따른다.

적숙기 생김치와 찌개의 장점이 달라지는 순간

김치찌개
김치찌개 / 게티이미지뱅크

생김치를 선택한다면 적숙기 단계의 유산균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 이 시기 김치는 살아있는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해 장내 환경과 소화 과정에서 직접적인 역할을 한다.

반대로 70℃ 이상의 온도에서 끓이는 김치찌개는 살아 있는 유산균이 대부분 사라지기 때문에, 생김치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사멸한 유산균이 남긴 사균체와 발효 중 생성된 유기산·다당류 등이 함께 남아, 다른 방식의 이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두 형태의 섭취는 비교가 아닌 ‘상호 보완’에 가깝다.

가열 후에도 남는 성분이 만든 포스트바이오틱스 관점

김치찌개
김치찌개 / 게티이미지뱅크

김치찌개를 끓이는 과정에서 살아있는 유산균은 대부분 사라지지만, 그렇다고 모든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발효 속에서 만들어진 성분과 유산균이 남기고 간 사균체는 가열 후에도 그대로 남아 다른 형태의 역할을 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러한 사균체와 대사산물을 묶어 ‘포스트바이오틱스’라 부르며, 세포·동물실험을 중심으로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기능이 관찰됐다고 알려져 있다.

즉, 김치찌개는 생김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발효 식품의 이점을 이어가는 셈이다. 살아있는 유산균이 장에 직접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리 과정에서 남은 성분들이 몸속 시스템에 또 다른 신호를 전달하는 흐름에 가까워 밥상에서의 역할이 다르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이런 특성 덕분에 김치찌개는 겨울철 식단에서 따뜻함과 포만감을 채우면서도 발효 과정에서 비롯된 성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조리 방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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