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치가 더 건강하다고?…사실 김치찌개에만 남는 ‘성분’ 따로 있었다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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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 끓이면 유산균 사멸, 그래도 먹어야 하는 이유
프로바이오틱스 대신 포스트바이오틱스가 남는다

김치찌개
김치찌개 / 게티이미지뱅크

김치찌개는 신김치나 묵은지의 깊은 풍미를 살려 즐기는 대표 음식이지만, 끓이는 과정에서 유산균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발효가 진행될수록 류코노스톡·락토바실러스 같은 유산균이 젖산과 초산 등 유기산을 만들어내며 김치 특유의 신맛과 감칠맛을 형성하는데, 이 발효 성분들이 찌개에 깊은 맛을 더하는 셈이다.

다만 가열 조리에서 살아있는 균의 역할은 달라진다. 핵심은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이 따로 있다는 데 있다.

갓 담근 김치에서 적숙기까지, 유산균이 늘어나는 과정

김치
김치 / 게티이미지뱅크

김치 발효는 미숙기·적숙기·과숙기·변패기로 구분되며, 산도와 유산균 수에 따라 맛과 영양이 달라진다. 갓 담근 직후에는 즙 1mL당 수십만~수천만 수준이던 유산균이, 발효 6일 전후 적숙기에 이르면 수억~수십억 마리(10⁸~10⁹ CFU/mL) 수준으로 늘어난다.

이 시기에 유산균 수와 다양성이 가장 높고 맛의 균형도 좋아 생김치로 먹기에 가장 이상적이며, 장내 미생물 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면 과숙기로 넘어가면 산도가 계속 높아지면서 균총이 변하고 유산균 수도 줄어드는 편이다.

70℃ 이상 가열하면 유산균 사멸, 포스트바이오틱스가 남는다

김치찌개
김치찌개 / 게티이미지뱅크

김치찌개는 70℃ 이상으로 끓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유산균 대부분이 수십 초 안에 사멸하며, 생균을 통한 프로바이오틱스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산균이 사멸한 뒤에도 균체 자체와 발효 중 만들어진 유기산·다당류·대사산물 등은 남아 있으며, 이를 포스트바이오틱스라 부른다.

세포·동물실험에서 김치 유래 유산균 사균체가 대식세포를 활성화하고 면역 관련 물질 분비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사람에게 같은 효과가 그대로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게다가 발효 과정에서 축적된 유기산은 끓인 뒤에도 그대로 남아 찌개 특유의 맛을 완성하는 데 기여한다.

생김치와 김치찌개, 두 가지를 함께 먹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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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생김치는 살아있는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을 직접 섭취하는 방식이고, 김치찌개는 발효 중 생성된 유기산과 사균체(포스트바이오틱스)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두 가지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인 셈이다. 유산균 섭취 효과를 기대한다면 적숙기 생김치나 겉절이처럼 가열하지 않은 형태를 일상 식단에 함께 포함하는 것이 유리하다. 신김치·묵은지는 찌개나 볶음처럼 익혀 먹는 조리에 활용하면 발효 성분을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김치는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발효 성분의 종류가 달라진다. 조리 방식을 이해하고 생김치와 가열 김치를 상황에 맞게 나눠 먹는 것이 김치의 영양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이다.

다만 김치는 나트륨 함량이 높아 짜게 먹는 습관이 있다면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으며, 신김치나 묵은지를 오래 익힌 찌개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발효 정도의 김치를 함께 즐기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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