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부터 여름까지 절정의 맛, 병어의 효능과 진짜 감별법

늦봄부터 여름까지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만드는 제철 생선 중, 은백색의 납작한 몸체와 담백하고 고소한 맛으로 사랑받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병어다.
하지만 시장에서 무심코 집어 든 생선이 진짜 병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병어와 꼭 닮았지만 더 높은 값에 팔리는 사촌 격인 ‘덕대’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철 병어의 참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여름 바다가 내어준 담백함의 정수, 병어

병어(Pampus argenteus)는 우리나라 남해와 서해의 진흙 바닥에 주로 서식하는 어종으로, 늦봄부터 여름철 산란기를 앞두고 몸에 영양분을 가득 비축할 때 가장 맛이 좋다.
이 시기의 병어는 지방이 적절히 올라 고소한 맛이 극대화되고 살은 더없이 부드럽다.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병사(兵士) 같다고 하여 ‘병어(兵魚)’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전해진다.
병어의 가장 큰 미덕은 손질이 편하고 먹을 수 있는 살이 많다는 점이다. 비늘이 거의 없고 내장과 잔뼈가 적어 초보자도 쉽게 다룰 수 있다.

맛은 비린내가 거의 없는 담백함과 은은한 감칠맛이 특징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하다.
조선 후기 정약전이 쓴 어류도감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도 병어를 ‘병어(餠魚)’라 칭하며 “뼈가 연하고 맛이 달콤해 찜으로 먹기 좋다”고 기록했을 만큼 그 맛은 예로부터 인정받았다.
실제로 뼈가 연해 찜이나 조림으로 만들면 어르신이나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신선도가 최상인 것은 뼈를 발라내 회로 즐기거나 통째로 구워 고소함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진짜를 알아보는 눈, 병어와 덕대의 결정적 차이

시장에서 병어와 가장 흔하게 혼동되는 생선은 바로 덕대(P-ampus echinogaster)다. 같은 병어과에 속해 겉모습이 매우 흡사하지만, 덕대는 병어보다 몸집이 크고 생산량이 적어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고급 어종이다.
맛에서도 차이가 있는데, 덕대는 병어보다 단맛과 지방의 고소한 맛이 한층 더 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둘을 구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느러미 모양을 확인하는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NIFS)에 따르면, 덕대는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의 앞부분이 낫처럼 길게 뻗어 있는 반면, 병어는 그 길이가 비교적 짧고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를 띤다.
꼬리지느러미 역시 덕대가 병어보다 더 깊게 파여있는 V자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생선을 고를 때 지느러미 형태를 유심히 살피는 것만으로도 두 생선을 충분히 구별할 수 있다.
영양과 주의사항, 건강하게 즐기는 법

병어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우수한 식재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병어에는 두뇌 발달과 혈행 개선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DHA, EPA)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또한,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와 양질의 단백질도 많아 성장기 어린이나 노년층의 기력 회복과 뼈 건강에 이롭다.
다만 바다 생선인 만큼 섭취 시 유의할 점도 있다.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될 수 있는 중금속의 위험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산부·수유부 생선 안전 섭취 가이드’에서는 병어와 같은 일반 어류의 경우, 임산부는 일주일에 400g 이하, 일반 성인은 그 이상 섭취해도 무방한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
제철이라도 한 번에 과도하게 섭취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꾸준히 즐기는 것이 현명하다.
제철 병어 한 마리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는 지혜는 미식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담백하고 고소한 병어 요리로 제철 자연이 주는 풍성한 맛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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