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물이 당도를 일정하게 만들고 항산화 성분을 끌어올리는 원리

겨울이 되면 배가 가장 맛있는 이유가 뭘까. 찬 바람이 부는 겨울, 배는 과육이 단단해지고 청량한 단맛이 절정에 이른다. 최근 대한민국 대표 과일 선발대회에서 세종시 과수 농가의 신고 품종이 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배의 가치가 재조명됐다.
심사위원들은 표면의 색과 모양이 고를 뿐 아니라 과육 겉부분부터 속심 근처까지 당도의 편차가 거의 없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 배를 생산한 농가의 비결은 화학비료 대신 유기물을 사용한 토양 관리였다. 건강한 토양은 배 특유의 향과 당도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고, 루테올린과 아르부틴 같은 항산화 성분까지 끌어올린다.
배는 수분 함량이 80%를 넘으면서도 식이섬유와 칼륨이 풍부해 변비 예방과 나트륨 배출에 탁월하다. 겨울철 대표 과일 배의 영양과 활용법을 살펴봤다.
유기물 토양이 당도 편차를 없애고 과육을 치밀하게 만드는 이유

최우수상을 받은 세종시 배는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 품질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았다. 좋은 배는 표면이 매끄럽고 색이 고르며, 과즙이 풍부하고 과육의 밀도가 치밀하면서도 단단해야 한다.
이 농가는 화학비료 대신 유기물을 사용해 토양 미생물의 활성도를 높였는데, 이 과정에서 배가 영양분을 천천히 흡수하면서 당도의 편차가 줄어들고 과육이 치밀해졌다. 즉, 토양이 건강하면 배의 속심까지 일정한 단맛이 유지되는 셈이다.
게다가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법과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 인증을 유지하며 20년 이상 축적된 재배 노하우가 품질로 이어졌다.
건강한 토양에서 자란 배는 루테올린, 아르부틴, 클로로제닉산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상기도 염증 완화와 기침 억제에 효과적이다.
예로부터 배즙이나 배숙이 천연 감기약으로 쓰인 과학적 근거가 바로 이 성분들이다. 겨울철 기관지가 약해지기 쉬운데, 배는 천연 호흡기 보호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식이섬유가 장운동을 활발하게, 칼륨은 나트륨 배출

배는 수분 함량이 평균 80% 이상으로, 섭취 시 입안 가득 시원함과 청량감을 준다. 하지만 수분만 풍부한 게 아니다. 껍질 아래쪽에 풍부한 식이섬유와 펙틴, 리그닌 성분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돕는다.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배를 껍질째 먹는 게 효과적이다. 껍질을 벗기면 식이섬유 대부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칼륨 함량도 높아 짠 음식을 많이 먹는 현대인의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고 체액 균형을 맞추는 데 유용하다. 나트륨이 과다하면 혈압이 오르고 부종이 생기는데, 배를 꾸준히 먹으면 칼륨이 나트륨을 밖으로 내보내면서 이런 증상을 완화한다.
다만 사과와 함께 보관하면 안 된다. 사과에서 배출되는 에틸렌 가스가 배의 숙성을 과도하게 촉진해 빨리 시들게 하기 때문이다. 배는 냉장고에 따로 보관하는 게 신선도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천연 연육제로 고기 부드럽게

배는 생과로 즐기는 것 외에도 연육 작용과 천연 감미료로서의 활용도가 매우 높다. 갈비나 불고기 양념에 간 배를 첨가하면 단백질 분해 효소가 고기 결을 부드럽게 하고, 인위적이지 않은 단맛과 윤기를 더한다.
화학 조미료 없이도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속을 파낸 배에 꿀과 견과류를 넣고 쪄낸 배숙은 열을 가하면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활성화되고 단맛이 깊어진다.
채 썬 배를 김치, 육회, 냉채에 곁들이면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매운맛이나 짠맛을 중화하고 음식의 밸런스를 잡아준다. 얇게 썰어 구운 후 꿀을 곁들이는 ‘구운 배’는 과육이 부드러워지고 당도가 농축되어 고급스러운 풍미를 낸다.
겨울철 기침과 감기 예방에는 배숙이 탁월하고, 고기 요리에는 천연 연육제로, 냉채에는 아삭한 식감으로 배를 활용하면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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