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칼로리 고포만감 우뭇가사리와 식물성 단백질 콩의 만남
다이어트와 채식 트렌드에도 안성맞춤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입맛도 기력도 달아나기 십상이다. 이럴 때면 으레 냉면이나 콩국수같이 속까지 시원해지는 음식을 찾게 된다.
하지만 면 요리가 부담스러울 때, 아는 사람만 안다는 남도 지방의 여름 별미 ‘우뭇가사리 콩국’은 더위에 지친 몸과 입맛을 되살릴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름 그대로 차갑고 고소한 콩국에 국수 대신 해조류 우뭇가사리를 굳혀 만든 투명한 묵을 채 썰어 넣은 음식이다.
부드럽고 진한 콩 국물이 목을 타고 넘어갈 때, 씹을수록 탱글탱글하게 저항하는 우무의 독특한 식감이 경쾌한 대조를 이룬다. 면보다 가볍지만 포만감은 확실한, 지혜로운 여름 음식이다.
콩국수와는 다른 매력, 탱글함과 고소함의 조화

우뭇가사리 콩국의 매력은 단순함에 있다. 주재료는 바다에서 온 우뭇가사리와 밭에서 온 콩, 단 두 가지다. 우뭇가사리는 홍조류 식물로, 주성분인 ‘한천’은 식이섬유가 매우 풍부하고 스스로 열량을 내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우뭇가사리로 만든 묵(우무)의 열량은 100g당 12kcal에 불과하다. 물을 흡수하면 크게 팽창하여 적은 양으로도 높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체중 조절 식단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여기에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이소플라본이 풍부한 콩 국물이 더해지며 영양의 균형을 완벽하게 맞춘다. 맛과 건강, 시원함까지 모두 잡은 셈이다.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원활하게 하여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왜 남부지방의 별미가 되었을까?

이처럼 매력적인 음식이지만 여수, 순천, 남해, 대구, 경주 등 일부 지역을 벗어나면 전문점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주재료인 우뭇가사리의 수급과 보관 특성 때문이다.
우뭇가사리는 제주도를 포함한 우리나라 남해안과 동해안 일대에서 주로 채취된다. 자연히 식재료를 구하기 쉬운 해안가와 인접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음식 문화가 발달하게 된 것이다.
또한,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소면과 달리 우뭇가사리 묵은 신선도가 생명이다. 일단 만들어진 묵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분이 빠져나가고 특유의 탱글한 식감이 점차 물러진다.
이 때문에 대량으로 만들어 유통하기보다는, 필요한 만큼만 만들어 바로 소비하는 방식이 적합해 전국적인 대중화가 어려웠던 측면도 있다.
집에서 즐기는 우뭇가사리 콩국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으로 건조 우뭇가사리를 쉽게 구할 수 있어 집에서도 충분히 그 맛을 재현할 수 있다.
먼저 건조 우뭇가사리를 찬물에 30분가량 불린 뒤, 냄비에 우뭇가사리의 약 20~30배 분량의 물을 넣고 1시간 정도 뭉근하게 끓여준다.
뭇가사리가 완전히 녹아 점성이 생기면 고운 체에 국물만 걸러 사각 틀에 붓고 냉장고에서 2~3시간 굳히면 투명하고 탄력 있는 우무가 완성된다.
콩국은 시판 제품을 활용해도 좋지만, 직접 만들면 한층 더 진하고 고소하다. 하룻밤 불린 백태(흰콩)를 껍질째 푹 삶아, 삶은 물과 함께 믹서에 곱게 갈아준다.

이때 잣이나 캐슈넛 같은 견과류를 함께 넣으면 고소한 풍미와 부드러운 질감이 배가된다. 완성된 콩국은 차게 식힌다.
그릇에 단단하게 굳은 우무를 채 썰어 담고 시원한 콩국을 넉넉히 부은 뒤, 기호에 따라 소금으로 담백하게 간을 하거나 설탕을 넣어 달콤하게 즐기면 된다.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지금, 늘 먹던 여름 음식 대신 남도의 지혜가 담긴 우뭇가사리 콩국 한 그릇으로 더위를 이겨보는 것은 어떨까. 가볍지만 든든하고, 단순하지만 깊은 맛을 내는 이 음식은 지친 여름날에 건강한 활력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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