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흔해서 잡초 취급…독일에선 ‘금보다 비싼 대접’ 받는다는 식재료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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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잡초 취급, 독일은 고급 식재료
칡 뿌리, 엽산과 이소플라본 풍부

칡
칡 / 게티이미지뱅크

산과 들 어디에나 자라는 칡이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침입외래종으로 분류돼 제거 비용이 투입되는 관리 대상이지만, 독일에서는 EU 규제로 인해 구하기 어려운 고급 식재료로 거래되는 셈이다.

칡 뿌리 100g에는 엽산 338μg(일일 권장량의 84%)과 탄수화물 32g이 함유돼 있으며, 콩과 식물 특성상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 성분도 들어있다.

독일에서 칡 전분 100g의 소매가는 약 15~50유로(약 2만~7만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뿌리 100kg에서 전분 10kg만 추출되는 낮은 수율과 높은 노동비, EU 규제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일본에서는 12월에 뿌리의 양분이 집중될 때 수확해 전분을 정제하는 전통 식문화가 있으며, 가을 칠석의 하나로도 분류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경제적 가치가 거의 없어 굳이 캐서 쓸 이유가 없는 식물로 여겨진다.

콩과 식물 칡의 영양 성분과 특징

칡나무
칡나무 / 게티이미지뱅크

칡은 콩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뿌리는 깊이 1m 이상 자라며 무게는 최대 100kg까지 나갈 수 있다. 줄기는 높이 10m까지 자라 주변 식물을 감싸며 번식하는 특성이 있으며,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밭에서 골칫거리로 취급받는 편이다.

칡 뿌리 100g에는 137kcal의 에너지와 탄수화물 32g, 단백질 2.5g, 지방 0.1g이 들어있어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품에 해당한다. 특히 엽산 함량은 100g당 338μg으로 일일 권장량의 84%를 차지하며, 이소플라본 계열 성분인 다이드제인은 콩의 30배, 석류의 626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생 뿌리는 독성 우려가 있어 조리나 전분화 과정을 거쳐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며, 날것으로 먹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칡 전분은 찬물에 녹여 약한 불에서 50~65도의 저온에서 호화시키면 투명도가 높아지고 중립적인 맛을 내는 셈이다.

EU 규제와 독일의 칡 시장 구조

칡
칡 / 게티이미지뱅크

유럽연합은 2015년부터 칡을 침입외래종 목록에 포함시켜 수입, 재배, 사육, 번식을 금지하는 규칙을 시행하고 있다. 이 규제는 칡이 자연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으며, 독일에서는 이 규제로 인해 칡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게다가 독일의 겨울 추위와 짧은 여름은 칡이 자연에서 자라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며, 뿌리 크기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독일에서는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전문 생산자가 칡 전분을 고급 요리용 소스 농도 조절재나 건강식품 원료로 판매하고 있으며, 500g 또는 1000g 단위로 포장된 제품이 건강식품점이나 온라인을 통해 유통된다.

칡 전분은 저온에서 호화되며 투명도가 높아 고급 요리에서 소스의 질감을 조절하는 데 활용되는 편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야산에서 무료로 채취할 수 있지만 온라인 판매조차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접근성이 만드는 가격 차이

칡
칡 / 게티이미지뱅크

같은 식물이 지역에 따라 이처럼 극명한 가격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접근성에 있다. 한국에서는 산림 어디에나 자생해 경제적 가치가 없지만, 독일에서는 EU 규제와 기후 제약, 높은 노동비가 희소성을 만들어낸다.

칡 뿌리 100kg에서 전분 10kg만 추출되는 낮은 수율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며, 유기농 인증과 정제 기술 비용도 반영되는 셈이다. 독일 연구자들이 “왜 이렇게 많은 자원이 그냥 자라도록 두어지는가”라고 질문한 것은 한국의 산림청 관리 정책과 불일치하는 경제적 인식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칡이 다른 작물의 생장을 방해하고 제거 비용이 드는 침입외래종이지만, 독일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고급 식재료가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전통 의약 및 식품으로 활용되며 12월에 뿌리의 양분이 집중될 때 수확하는 문화가 있다는 점도 차이를 보여준다.

지역과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식물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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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 / 게티이미지뱅크

칡은 한국에서는 관리 대상 식물이지만 독일에서는 희소성과 규제, 노동비가 반영된 고급 식재료로 거래된다. 뿌리 100kg에서 전분 10kg만 추출되는 낮은 수율과 유기농 인증 비용이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며, 저온 호화 특성으로 고급 요리에 활용되는 셈이다.

칡 전분을 보관할 때는 15~25도 실온에서 밀폐 용기에 넣어 습기를 차단하면 1년 이상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콩과 식물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교차반응 가능성이 있으며, 식물성 에스트로겐 함량이 높아 임신 중이거나 호르몬 민감성 질환이 있는 경우 의료진과 상담 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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