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탄닌·철분 흡수의 복합 작용
식사 직후 말차 섭취 시 주의 필요

말차 한두 스푼(1~2g)에는 최대 80mg에 달하는 카페인과 다량의 항산화 성분이 농축되어 있다. 커피의 건강한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말차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탈모 유발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소비자들이 말차를 꾸준히 마신 뒤 머리카락이 빠지는 현상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이에 대해 영양 전문가들은 말차가 직접 탈모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말차에 풍부한 ‘탄닌(Tannin)’ 성분이 특정 조건에서 탈모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영양사 스테파니 시프는 “말차의 탄닌이 체내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며, 철분 부족은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닌이 철분 흡수를 막는 원리

탄닌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식물성 식품에 널리 존재한다. 문제는 탄닌이 특정 미네랄과 강력하게 결합하는 성질을 가졌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말차 속 탄닌(주로 카테킨류)은 소화 과정에서 ‘비헴철(Non-heme iron)’과 결합해 불용성 복합체를 형성한다.
비헴철은 시금치, 콩, 두부 등 식물성 식품에 주로 포함된 철분이다. 이 복합체는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어, 식물성 철분 섭취 효율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다.
철분은 헤모글로빈 생성에 필수적이며, 철분이 부족하면 모낭으로 가는 산소 공급이 줄어들어 모발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 반면, 육류나 생선 등 동물성 식품에 포함된 ‘헴철(Heme iron)’은 탄닌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분 결핍 고위험군 특히 주의해야

이러한 기전 때문에 건강한 성인이 하루 1~2잔의 말차를 마시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철분 수치가 낮은 사람에게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빈혈이나 철분 결핍 진단을 받은 사람 △생리량이 많아 철분 손실이 큰 여성 △철분 섭취가 식물성 식품에 의존하는 채식주의자 △위장 질환으로 영양 흡수율이 낮은 사람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이들이 철분이 풍부한 식물성 식사를 하는 시간 직전이나 직후에 말차를 마실 경우, 철분 결핍이 심화되고 이는 ‘휴지기 탈모(Telogen Effluvium)’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탈모가 의심된다면 음료를 추측하기보다 혈액 검사로 철분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카페인과 L-테아닌의 동시 작용

말차의 카페인 역시 잠재적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부 영양전문가들은 카페인 과다 섭취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높여 일시적인 모발 탈락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말차는 1~2g당 최대 80mg의 카페인을 함유해, 일반 녹차보다 함량이 높다.
하지만 말차의 카페인은 커피와는 다르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말차에는 ‘L-테아닌(L-Theanine)’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존재한다.
L-테아닌은 뇌의 알파파를 증가시켜 심리적 안정을 돕고, 카페인의 흡수를 조절하며 급격한 흥분을 완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것이 말차가 커피와 달리 ‘안정된 각성’을 제공한다고 알려진 이유다.
EGCG의 이점과 간 손상 위험

말차는 찻잎 전체를 섭취하기 때문에 항산화 성분의 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핵심 성분은 ‘EGCG(Epigallocatechin gallate)’로, 일반 녹차보다 약 3배 이상 풍부하다.
EGCG는 세포 손상과 염증을 줄이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며, 인슐린 감수성 개선과 체중 감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EGCG 역시 과다 섭취 시 부작용이 보고된다. 드물게 고농축 녹차 추출물 형태의 보충제를, 특히 공복에 섭취했을 때 간 수치가 높아지거나 간 손상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이는 EGCG가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 음료 형태의 말차 섭취는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에게 안전하지만, 카페인과 탄닌의 영향으로 속쓰림, 메스꺼움, 불면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말차 자체는 장점이 많은 음료지만, 적정량을 섭취하고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철분 흡수 방해를 피하려면, 시금치나 두부 등 식물성 철분 식품을 섭취하는 동안이나 식사 직전후에는 말차 마시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철분 식품 섭취 시 감귤류, 파프리카 등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을 곁들이면 철분 흡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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