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 한 잔에 커피보다 카페인 많다”… 섭취 시간·체질 따라 달라지는 효과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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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분 흡수 방해하는 탄닌 성분부터
집중력 높이는 L-테아닌까지, 건강하게 즐기는 법

말차 음료
식탁에 놓인 말차 음료 / 푸드레시피

특유의 쌉쌀한 감칠맛과 부드러운 풍미, 그리고 선명한 녹색으로 무장한 말차가 음료와 디저트 시장을 휩쓸고 있다.

하지만 세련된 이미지와 건강 효능으로 알려진 이 슈퍼푸드가 특정인에게는 빈혈과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와 주목된다. 말차의 매력에 숨겨진 또 다른 이면과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가루 녹차’를 넘어선 특별함, 말차란 무엇인가

말차가루
숟가락으로 뜬 말차가루 / 푸드레시피

많은 이들이 말차를 단순히 ‘고운 녹차 가루’로 생각하지만, 둘은 재배 방식부터 근본적인 차이를 갖는다. 일반 녹차가 햇볕 아래서 자라는 반면, 말차용 찻잎은 수확 전 약 20~30일간 햇빛을 가리는 차광 재배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찻잎은 더 많은 엽록소와 아미노산을 생성하게 되는데, 특히 안정적인 집중력을 돕는 L-테아닌 함량이 극대화된다.

수확 후에는 증기로 쪄 산화를 막고, 잎맥을 제거한 순수한 찻잎(텐차, Tencha)을 맷돌에 곱게 갈아 완성한다.

일반 녹차가 물에 우려낸 성분만을 마시는 것과 달리, 말차는 잎 전체를 섭취하기 때문에 카테킨,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 성분을 훨씬 더 농축된 형태로 섭취하게 된다.

항산화 효과의 그림자, 탄닌과 철분의 함수관계

말차잎
말차잎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캐나다 매체 ‘토론토 스타’는 영양사 사라 마텔(Sarah Mattel)과의 인터뷰를 통해 말차의 과다 섭취가 철분 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의 핵심 성분은 말차 특유의 떫은맛을 내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탄닌이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이로운 성분이지만, 체내에서 철분과 만나면 흡수가 어려운 복합체(탄닌철)를 형성해 그대로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특히 탄닌은 육류에 포함된 헴철(Heme iron)보다는, 녹색 채소, 두부, 콩류 등 식물성 식품에 풍부한 비헴철(Non-heme iron)의 흡수를 더 강하게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평소 빈혈이 있거나 채식 위주의 식단을 하는 사람이라면 하루 두 잔 이상의 과도한 말차 섭취는 피로감, 집중력 저하, 호흡 곤란 등 철분 결핍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텔은 “식사와 말차 음료 섭취 사이에 최소 한 시간의 간격을 두는 것이 철분 흡수율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각성과 안정의 공존, 말차의 매력

말차잎
식탁에 놓인 말차잎 / 푸드레시피

물론 적정량을 지킨다면 말차는 건강에 유익한 점이 훨씬 많다. 말차의 가장 독특한 효능은 ‘차분한 각성(Calm-alertness)’ 상태를 유도하는 능력이다.

이는 카페인과 L-테아닌의 시너지 효과 덕분이다. 말차 1g에는 약 30mg 내외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 중추신경계를 자극하고 인지 기능을 향상시킨다.

하지만 커피와 달리 말차에는 풍부한 L-테아닌이 함께 들어있어 카페인의 급격한 흡수를 막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알파파 생성을 촉진한다.

말차
말차와 말차가루 / 푸드레시피

이 때문에 커피를 마셨을 때처럼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초조해지는 부작용 없이 맑은 정신과 안정적인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말차 섭취가 뇌의 보상 회로에 관여하는 도파민 시스템을 활성화해 항우울제와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말차가 불안감을 완화하고 기분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체지방 분해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항산화 성분 카테킨, 특히 EGCG(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가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카페인 함량 확인은 필수, 현명한 섭취 가이드

말차
티스푼으로 컵에 넣는 말차가루 / 푸드레시피

말차를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하루 1~2잔, 가루 기준으로는 약 1~2 티스푼(2~4g)을 넘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카페인에 민감하다면 섭취 시간과 농도에 주의해야 한다.

시중 카페에서 판매하는 말차 라떼 한 잔에는 보통 4~6g의 말차 가루가 사용되는데, 이 경우 한 잔만으로도 최대 180mg의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다.

이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카페 판매 아메리카노 평균 카페인 함량(125mg)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따라서 늦은 오후나 저녁 시간에 말차 음료를 마시면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오전에 즐기는 것이 좋다.

말차라떼
식탁에 놓인 말차라떼 / 푸드레시

말차는 잎 전체의 영양을 담아낸 강력한 슈퍼푸드임에 틀림없다. 풍부한 항산화 성분과 L-테아닌이 주는 이점은 분명하지만, 탄닌과 카페인이라는 양면성 또한 존재한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 말차 역시 자신의 건강 상태와 체질을 고려한 현명한 섭취가 동반될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하루 한두 잔의 말차가 선사하는 기분 좋은 활력을 즐기되, 철분 섭취와의 시간 간격을 두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이 매력적인 녹색 음료를 더욱 건강하게 우리 삶의 일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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