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염 완화에 지중해식 식단 주목
항염 식품, 잇몸 출혈 감소에 효과

잇몸 건강을 위해 칫솔질 외에 식단에서 무엇을 바꿔야 할까. 많은 구강 전문가들은 심혈관 질환 예방으로 잘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을 해답 중 하나로 제시한다.
칫솔질만으로 붓기나 출혈이 잡히지 않는 만성 잇몸 질환은 구강 내 세균 문제인 동시에 전신 염증 반응과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신 염증과 잇몸 질환의 연결고리

잇몸 질환, 특히 만성 치주염은 단순히 입안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잇몸은 혈관이 풍부하게 분포된 조직이라 신체 전반의 염증 상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체내 염증 수치가 높은 만성 치주염 환자는 당뇨병이나 심장 질환의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다수 존재한다.
구강 내 세균이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거나, 잇몸 염증 자체가 전신의 염증 부담(inflammatory load)을 높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치과의사들이 잇몸 치료 후에도 식단 개선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당 억제가 세균 증식 환경 차단

지중해식 식단은 잇몸 질환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 중 하나인 특정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잇몸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 등은 당분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일반적인 서구식 식단에 포함된 설탕, 정제 탄수화물 등 단순당은 이 세균들에게 풍부한 먹이를 제공한다.
반면 지중해식 식단은 가공식품과 단순당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한다. 이는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 자체를 차단해 구강 내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잇몸 출혈이나 붓기를 줄이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튀긴 음식이나 가공육 섭취가 많은 식단은 염증을 촉진하지만, 지중해식 식단은 이러한 요소를 배제한다.
항염 식품이 염증 반응을 직접 조절

이 식단은 항염 성분이 풍부한 식재료가 중심이 된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신선한 채소, 견과류에 풍부한 폴리페놀(polyphenols)과 항산화 성분은 체내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최근 ‘임상 치주 과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eriodontology)’ 등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을 따른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잇몸 출혈(BOP) 빈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이는 식단에 포함된 항염 성분이 잇몸 조직의 염증 매개 물질(예: IL-6, TNF-알파) 생성을 조절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칫솔질로 제거하기 어려운 잇몸 깊은 곳의 염증(치주염) 관리에 식이요법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오메가3의 조직 회복 촉진 기능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인 등푸른 생선과 견과류는 오메가3 지방산(EPA, DHA)의 주요 공급원이다. 오메가3는 단순히 염증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손상된 잇몸 조직의 회복(healing)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체내에서 오메가3는 레졸빈(resolvin)이나 프로텍틴(protectin)과 같은 ‘전문 염증 해결 매개체(SPMs)’로 전환된다.
이 물질들은 염증 반응을 ‘종결’시키고 조직의 치유 과정을 능동적으로 촉진한다. 따라서 꾸준한 오메가3 섭취는 잇몸의 혈류를 개선하고 면역 반응을 조절하여 이미 손상된 잇몸 조직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보조제를 통한 섭취도 가능하지만, 식사를 통해 다양한 식품과 함께 섭취할 때 생체 이용률이 더 높다는 장점이 있다.
잇몸 건강을 위한 지중해식 식단의 도입은 구강 건강뿐 아니라 전신 염증 수준을 낮추는 이중 효과를 제공한다. 장내 미생물 균형 개선과 면역력 증진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만성 질환 예방을 위한 실용적인 식습관 변화로 시도할 가치가 있다. 잇몸 건강은 단순히 치아를 지탱하는 것을 넘어 전신 건강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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