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대가 더 많이 찾는다…글로벌 시장까지 장악한 ‘전통 과일’ 음료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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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 20대 구매율 압도적 1위
청·음료로 변신해 MZ세대 공략

오미자 씨앗
오미자 씨앗 / 게티이미지뱅크

국립산림과학원의 ‘2024년 단기소득임산물 소비행태 조사’ 결과, 오미자 구매율이 20대에서 26.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30대(18.1%)와 40대(17.9%)를 상회하는 수치이며, 50대(9.1%)와 비교하면 약 3배에 가까운 격차다. 전통 약재나 차로 인식되던 오미자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20대 입맛 사로잡은 ‘음료·청’

오미자 음료
오미자 음료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조사는 서울·인천·경기 거주 만 19세 이상 75세 미만 성인 1,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청년층의 오미자 소비가 두드러진 배경에는 ‘접근성’이 있다.

과거 오미자가 건과나 전통차 형태로 소비되었다면, 최근 몇 년간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와 H&B 스토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오미자청과 RTD(Ready-to-Drink) 음료, 디저트 메뉴가 출시되며 젊은 세대에게 친숙하게 다가갔다.

강렬한 신맛과 붉은 색감이 오히려 이들에게 ‘인스타그래머블’한 새로운 매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다섯 가지 맛의 원천과 성분

오미자
오미자 / 게티이미지뱅크

오미자는 한 알에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을 모두 지닌 독특한 과일이다. 껍질에서는 단맛과 짠맛이, 과육에서는 강한 신맛이 느껴진다. 씨앗을 씹으면 매운맛과 쓴맛이 터져 나온다.

이 다섯 가지 맛은 오장육부(간, 심장, 비장, 폐, 신장)의 기운과 연결된다는 전통 의학적 해석도 존재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풍미는 오미자를 약재, 차, 술 등 다용도로 활용하게 만든 원동력이다.

특히 강한 신맛을 내는 시트르산(Citric acid)과 사과산(Malic acid) 같은 유기산은 갈증 해소와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 약재에서 건강 과일로

말린 오미자
말린 오미자 / 게티이미지뱅크

오미자의 핵심 성분은 ‘리그난(Lignan)’ 계열의 항산화 물질이다. 이는 세포 손상을 막고 혈액 순환 개선에 기여한다. 대표적인 리그난 성분인 ‘쉬잔드린(Schisandrin)’은 특히 간 기능 보호와 스트레스 완화, 인지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현대 과학에서도 주목받는다.

동의보감에서는 오미자를 마른기침과 천식에 효험이 있는 약재로 기록했다. 현대에 와서는 고혈압 예방, 갱년기 증상 완화, 면역력 강화 등 그 효능이 재조명되고 있다. 비타민 C, E, 칼슘, 철분 등도 풍부하다.

문경의 변신과 세계 시장 가능성

오미자
오미자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대표적인 오미자 산지는 경북 문경이다. 문경은 과거 주요 산업이던 석탄 산업이 쇠퇴한 후, 기후와 토양이 적합한 오미자를 지역 특화 작물로 육성해 ‘오미자 특구’로 지정되는 등 경제 부흥을 이룬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오미자는 서양에서도 ‘파이브 플레이버 베리(five-flavor berry)’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아시아권은 물론, 서구권 건강식품 시장에서도 그 독특한 맛과 항산화 기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20대의 높은 관심은 한국산 오미자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잠재력을 보여준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단기소득임산물의 소비 활성화를 위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품목별 소비 행태를 지속적으로 조사해 정책 수립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대의 선택을 받은 오미자의 변신이 임산물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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