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만 다른 줄 알았는데?”… 파프리카, 색깔 따라 효능이 ‘확’ 달라진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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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가득한 파프리카, 색상별 효능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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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게 썬 여러색 파프리카 / 푸드레시피

여름철 식탁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파프리카는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샐러드부터 볶음 요리까지 폭넓게 활용되는 식재료다. 많은 이들이 파프리카를 단순한 색감 담당 채소로 여기지만, 그 다채로운 색은 저마다 다른 영양 성분을 품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이 천연 방어 물질을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 부르는데, 파프리카의 색깔별 효능 차이는 바로 이 파이토케미컬의 종류와 함량에서 비롯된다.

모든 파프리카는 공통적으로 비타민 C의 보고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특히 잘 익은 빨간 파프리카 100g에는 하루 권장량을 훌쩍 넘는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있어,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에 탁월하다.

또한 파프리카의 주요 영양소인 카로티노이드 계열(베타카로틴 등)은 지용성이므로, 생으로 섭취할 때는 올리브오일 드레싱을 곁들이거나 기름에 살짝 볶아내면 체내 흡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빨간 파프리카: 가장 강력한 항산화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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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파프리카 / 푸드레시피

가장 강렬한 색을 자랑하는 빨간 파프리카는 과일과 채소를 통틀어 최상급의 항산화 능력을 자랑한다. 붉은색을 만드는 핵심 성분은 토마토에도 풍부한 리코펜(Lycopene)과 고추의 붉은 색소인 캡산틴(Capsanthin)이다.

이 두 성분은 우리 몸의 세포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의 활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꾸준히 섭취 시 피부 노화 방지는 물론,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모든 파프리카 중 비타민 C 함량이 가장 높아 ‘천연 비타민제’라 불릴 만하다.

노란 파프리카: 혈관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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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파프리카 / 푸드레시피

싱그러운 노란 파프리카의 힘은 혈관 건강에서 발휘된다. 노란색 파프리카에는 피라진(Pyrazine)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혈액이 굳어 덩어리가 되는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심근경색이나 뇌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혈관 질환의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풍부한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성분은 모세혈관의 벽을 튼튼하게 만들어 전반적인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생으로 먹었을 때 단맛이 가장 강하고 아삭해 아이들 간식으로도 제격이다.

주황 파프리카: 눈 건강과 피부 미용의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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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 파프리카 / 푸드레시피

주황 파프리카는 눈 건강에 특화된 영양소의 집합체다. 선명한 주황색은 베타카로틴(Beta-carotene)이 매우 풍부하다는 증거다. 베타카로틴은 섭취 시 우리 몸에서 시력 유지에 필수적인 비타민 A로 전환된다.

이는 어두운 곳에서의 시각 적응을 돕고 안구 건조를 예방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주황 파프리카가 눈의 망막과 황반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 루테인(Lutein)과 제아잔틴(Zeaxanthin)을 다른 색 파프리카보다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성분들은 블루라이트와 같은 외부 유해 광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황반변성 등 노인성 안과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강력한 항산화제인 베타카로틴은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억제해 기미, 주근깨 예방 등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이다.

초록 파프리카: 다이어트와 철분 보충의 숨은 조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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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파프리카 / 푸드레시피

흔히 피망과 혼동되는 초록 파프리카는 사실 붉은색이나 노란색으로 익기 전의 미성숙한 상태다. 이 때문에 당분 함량이 낮아 칼로리가 가장 적고, 특유의 풋풋한 맛이 난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부담 없이 섭취하기에 가장 적합한 선택이다.

초록색을 내는 클로로필(Chlorophyll) 성분은 그 자체로 항산화 작용을 하며, 풍부한 유기산이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의외의 장점은 철분 함량이 높다는 것이다. 비타민 C가 철분의 흡수를 돕기 때문에, 초록 파프리카를 섭취하는 것은 빈혈 예방에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결론: 식탁 위 무지개, 파프리카로 완성하는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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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색의 파프리카 / 푸드레시피

파프리카의 알록달록한 색깔은 단순히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을 넘어, 각기 다른 효능을 지닌 파이토케미컬의 존재를 알려주는 건강 나침반이다.

강력한 항산화가 필요할 땐 빨간색을, 혈관 건강이 걱정될 땐 노란색을, 눈의 피로를 덜고 싶을 땐 주황색을, 그리고 가벼운 식단 관리가 필요할 땐 초록색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어느 한 가지 색만 고집하기보다는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의 파프리카를 골고루 섭취하여, 자연이 선사하는 다채로운 영양소를 우리 몸에 가득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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