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도 아니고 무도 아닌 것이…익히면 고구마보다 달콤하다는 ‘겨울 식재료’ 재발견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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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닙 단맛·항암 성분 재조명

파스닙
파스닙 / 게티이미지뱅크

겉모습만 보면 당근과 무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흔한 뿌리채소다. 하지만 익혀 먹어 보면 고구마처럼 달콤하고, 영양 성분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강력한 기능들이 숨어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이 낯선 채소가 ‘건강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슬슬 관심이 늘고 있다.

특히 특정 성분이 연구를 통해 항암·항염 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왜 이제야 알게 됐을까”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단맛 때문에 요리에 넣기 쉬운 데다 영양까지 풍부해 겨울철 식탁에서 충분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채소다.

특정 성분이 만든 항암·항염 효과

파스닙
파스닙 / 게티이미지뱅크

파스닙이 건강 식재료로 부각되는 핵심은 ‘폴리아세틸렌’이라는 식물성 화합물 덕분이다. 같은 미나릿과 채소인 당근·셀러리 등에도 존재하는 성분으로, 여러 연구에서 특정 암세포 억제와 염증 완화 효과가 관찰된 바 있다.

특히 장 점막을 보호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대장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다. 여기에 식이섬유까지 풍부해 장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더해 주기 때문에, 파스닙 한 조각이 생각보다 훨씬 큰 기능을 해낼 수 있다.

식이섬유와 칼륨이 만들어 내는 ‘기본 체력’ 효과

파스닙 요리
파스닙 요리 / 게티이미지뱅크

파스닙 100g에는 하루 권장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식이섬유가 담겨 있다.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장내 환경을 안정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칼륨 함량도 높아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이롭다. 비타민C·K·엽산도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 강화나 뼈 건강 같은 기본적인 신체 기능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겉모습은 단순하지만, 구성은 꽤 탄탄한 셈이다.

낯설지만 다루기 쉬운 뿌리채소

파스닙
파스닙 / 게티이미지뱅크

파스닙은 당근과 비슷해 보이지만 맛과 질감은 전혀 다르다. 가열할수록 단맛이 강해지는 특징 덕분에 설탕을 별도로 넣지 않아도 요리의 풍미가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손질 과정도 어렵지 않다. 감자 필러로 두꺼운 껍질을 벗긴 뒤 세로로 잘라 중앙의 질긴 심지를 제거하면 준비가 끝난다.

잘라 놓은 단면은 공기와 닿으면 금세 색이 변하므로, 잠시 소금물이나 레몬즙을 탄 물에 담가두면 고유의 크림색을 유지할 수 있다. 생긴 모습과 달리 조리 전 준비 과정이 단순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시도하기 좋다.

보관 기간은 길고 활용법은 넓어

파스닙 수프
파스닙 수프 / 게티이미지뱅크

파스닙은 수분이 빠지면 쉽게 질겨지기 때문에, 보관할 때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감싸 습도 유지가 중요하다.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감싸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 보관하면 2~3주 정도 신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감자와 달리 저온에 두면 녹말이 당으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단맛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활용 폭도 넓다. 생으로는 아삭하고 은근한 단맛이 있어 샐러드 재료로 잘 어울리고, 오븐에 구우면 고소한 향과 함께 단맛이 더욱 짙어진다.

곱게 갈아 수프로 만들면 고구마처럼 부드럽고, 으깬 뒤 버터나 우유를 더해 만든 퓌레는 생선 요리의 곁들임으로 훌륭하다. 얇게 썰어 튀기면 감자튀김보다 더 달콤한 간식이 되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파스닙은 이름은 낯설어도 효능과 맛, 조리의 다양성까지 갖춘 뿌리채소다. 항암·항염 작용으로 주목받는 폴리아세틸렌을 비롯해 식이섬유, 칼륨, 비타민 등이 균형 있게 들어 있어 건강식으로서의 조건도 충분하다.

올바른 손질과 보관법만 익히면 일상 요리에 부담 없이 적용할 수 있으며, 단맛이 깊어 여러 조리법에서 설탕 대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겨울철 새로운 채소를 찾고 있다면, 파스닙은 식탁의 영양과 풍미를 동시에 채워줄 든든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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