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도 착각할 정도…송이버섯 향도 모양도 똑같다는 ‘이 버섯’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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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향 나는 노란막광대버섯 경고
맹독성 독소 다수 포함

노란막광대버섯
노란막광대버섯 / 국립생물자원관

송이버섯과 향까지 똑같은 버섯이 있다면 일반인이 구별할 수 있을까. 가을 산행철을 맞아 버섯 채취에 나서는 이들이 많지만, 식용 버섯과 매우 흡사한 독버섯 혹은 식독불명 버섯으로 인한 중독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노란막광대버섯’ 또는 ‘신알광대버섯'(학명: Amanita flavivolva)으로 불리는 버섯이 송이버섯과 구별이 어려워 경고가 제기된다.

노란막광대버섯이 위험한 이유는 어린 유균 시기에 버섯의 제왕으로 불리는 송이버섯과 외형적 구분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갓은 크림색 바탕에 노란색 얇은 막이 파편처럼 묻어있고, 줄기 또한 흰색으로 단단한 조직을 갖춰 송이버섯과 유사하다.

결정적인 함정은 후각이다. 이 버섯은 송이버섯 특유의 강렬한 송이 향을 거의 그대로 풍긴다. 버섯을 손으로 찢어보면 송이버섯처럼 둔탁하게 세로로 찢어지는 특성까지 동일하며, 내부 조직 역시 단단한 백색을 띠고 있다.

뿌리 형태가 결정적 차이

노란막광대버섯
노란막광대버섯 / 국립생물자원관

두 버섯의 가장 명확한 구별 지점은 땅속 뿌리 부분, 즉 기부(基部)에 있다. 송이버섯은 소나무 뿌리 근처에서 자라며 비교적 얕게 박혀 있어 채취 시 쉽게 뽑히는 경향이 있다.

반면 노란막광대버섯은 땅속 깊이 뿌리가 박혀 있어 손으로 쉽게 빠지지 않는다. 채취를 위해서는 막대 등을 이용해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려야 할 정도다. 이 버섯의 기부는 송이버섯과 달리 덩이줄기처럼 부풀어 오른 알 모양의 주머니(Volva) 흔적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성장한 개체 역시 차이를 보인다. 어린 유균일 때는 구분이 어렵지만, 다 자란 노란막광대버섯은 송이버섯에 비해 줄기(대)의 길이가 비정상적으로 길게 자라나는 형태를 보인다.

광대버섯과(Amanita)의 위험성

노란막광대버섯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노란막광대버섯은 현재 식용 가능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식독불명’ 버섯으로 분류된다.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되며, 일부 자료에서는 섭취 시 심각한 설사, 구토, 환각 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 버섯이 속한 광대버섯과(Amanita)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독버섯들을 다수 포함한다. 한국에서 독버섯 중독 사망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흰알광대버섯(일명 ‘죽음의 천사’, Amanita virosa), 독우산광대버섯(Amanita phalloides) 등이 모두 이 과에 속한다.

이 버섯들은 맹독성 ‘아마톡신'(Amatoxin)을 함유해 간과 신장을 파괴하며 소량 섭취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잘못된 독버섯 구별 상식

노란막광대버섯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가을철 버섯 중독 사고는 대부분 잘못된 민간 속설에서 비롯된다. “색깔이 화려한 버섯만 독버섯이다”라는 상식은 매우 위험하다. 앞서 언급된 치명적인 흰알광대버섯과 독우산광대버섯은 오히려 흰색이나 연한 크림색 등 식용버섯과 유사한 평범한 색을 띤다.

“세로로 잘 찢어지면 식용버섯이다”라는 속설 역시 거짓이다. 노란막광대버섯을 포함한 대부분의 광대버섯과 버섯들도 세로로 잘 찢어진다. “벌레 먹은 버섯은 안전하다”는 것도 근거가 없다.

곤충이나 달팽이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소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송이과 버섯 중에도 담갈색송이, 독송이 등 유사한 독버섯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산림청 등 전문 기관은 가을 산행 시 야생 버섯을 함부로 채취하거나 섭취하지 말 것을 매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버섯은 현미경 관찰이나 DNA 분석 등 전문적인 동정 과정 없이는 식용 여부를 100% 확신하기 어렵다.

송이버섯과 아무리 비슷하게 생기고 송이 향이 나더라도, 확실하게 아는 버섯이 아니라면 절대 채취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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