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식재료’는 물로 씻지 마세요”… 세척이 오히려 위생을 해칩니다

당연하게 여겼던 식재료 세척이 때로는 교차 오염을 일으키거나 식재료의 맛을 해치기도 합니다. 생닭과 달걀처럼 씻지 않아야 더 안전한 재료들의 올바른 손질법을 소개합니다.

생닭
생닭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요리 전에 재료를 물로 헹구는 건 당연한 습관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일부 식재료는 씻는 행위 자체가 오염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세균을 주방 곳곳으로 퍼뜨리거나, 식재료 본연의 보호막을 손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무조건 씻는 것보다 식재료별로 올바른 취급법을 아는 게 더 중요하다.

미국 CDC와 USDA는 특정 식재료에 대해 세척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운영할 정도다. 문제는 이 기준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아 여전히 잘못된 습관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생닭·생고기는 씻을수록 위험하다

생고기
돼지 고기생닭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생닭을 흐르는 물에 씻으면 캠필로박터·살모넬라 같은 병원균이 물 튀김과 함께 싱크대와 조리대, 주변 도구로 퍼진다. CDC와 USDA가 가금류 세척을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이유가 이 교차오염 때문이다. 세균은 충분한 가열로 사멸되기 때문에 씻는 것은 안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도 마찬가지다. 겉면이 젖으면 마이야르 반응이 늦어져 갈변이 잘 생기지 않고 회색빛으로 익는 문제도 생긴다. 포장에서 꺼낸 뒤 키친타월로 표면 핏물만 가볍게 닦고 바로 조리하는 게 맞다. 생육을 다룬 후에는 도마와 칼을 채소용과 분리하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세척보다 훨씬 효과적인 식중독 예방법이다.

생육을 다룬 후에는 도마와 칼을 채소용과 분리하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세척보다 훨씬 효과적인 식중독 예방법이다.

달걀은 집에서 다시 씻으면 안 된다

계란
그릇에 담긴 계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국내에서 유통되는 달걀은 이미 세척·살균·코팅 공정을 거쳐 출하된다. 껍데기 표면에 보호층이 형성돼 외부 세균 침투를 억제하는 구조인데, 집에서 다시 물로 씻으면 이 보호층이 손상되면서 미세 균열을 통해 오히려 세균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유럽산 달걀 정보나 해외 영상에서는 상온 보관을 권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큐티클층을 그대로 유지해 유통하는 방식이라 국내 기준과 다르다. 식약처는 오염이 심한 달걀만 조리 직전에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씻어 바로 사용하고, 씻은 뒤 냉장 보관은 피하도록 권고한다.

식약처는 오염이 심한 달걀만 조리 직전에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씻어 바로 사용하고, 씻은 뒤 냉장 보관은 피하도록 권고한다.

버섯은 담그지 말고 닦는다

버섯
물에 씻는 버섯 / 게티이미지뱅크

버섯은 다공성 조직이라 물에 오래 담그거나 장시간 씻으면 수분을 흡수해 식감이 물러지고 풍미가 떨어진다. 다만 흐르는 물에 짧게 헹군 뒤 바로 물기를 제거하는 정도는 큰 영향이 없다는 실험 결과도 있어, 담가두지 말고 빠르게 씻어내는게 정확한 방법이다

손질할 때는 젖은 키친타월이나 부드러운 솔로 표면 흙을 닦아내는 방법이 기본이다. 이때 물기가 남은 채로 보관하면 빠르게 물러지기 때문에, 씻었다면 조리 직전에만 하는 게 좋다.

포장 샐러드는 다시 씻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다

샐러드
포장 샐러드 / 게티이미지뱅크

‘세척 완료’, ‘바로 먹는’ 표시가 있는 신선편의식품은 식약처 기준에 따라 세척·살균·포장이 완료된 상태다. 이미 위생 처리된 채소를 가정용 싱크대와 채반으로 다시 씻으면 오히려 주방 환경의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생긴다.

다만 해외 일부 자료에서는 소독제 잔류나 잔류균 우려를 이유로 재세척을 권장하기도 해 전문가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확실한 건 싱크대와 채반을 평소에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재세척 여부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세척이 항상 위생을 높이는 건 아니다. 잘못된 세척이 오염을 만들고, 불필요한 세척이 식재료를 망친다. 재료마다 다른 취급법을 아는 것이 주방 위생의 출발점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