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물로 씻는 거 아닌가?…씻으면 오히려 식중독 위험 커진다는 ‘국민 식재료’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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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척 시 68% 교차오염 발생
물세척 대신 키친타월 닦기 권장

생닭
생닭 / 게티이미지뱅크

생닭을 조리 전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식중독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국내 닭고기의 50~70%는 캠필로박터균에 오염된 것으로 보고되는데, 물로 씻는 순간 세균이 주방 전체로 퍼지는 셈이다.

미국 CDC 연구에서는 생닭을 세척한 사람의 68%에서 교차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은 씻는 방법이 아니라 씻지 않는 것이다.

세척할수록 세균이 퍼지는 이유

생닭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수도꼭지 높이에서 강한 물줄기로 생닭을 씻으면 물방울이 에어로졸 형태로 반경 50~100cm까지 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방울에는 캠필로박터균과 살모넬라균이 섞여 있으며, 싱크대 주변 조리대·식기·컵은 물론 손과 옷에도 닿을 수 있다.

캠필로박터균은 냉장·냉동 상태에서도 장기간 생존하며, 공기 중에서도 최대 2주까지 버티는 내성이 있어 일단 주방에 퍼지면 제거가 쉽지 않다. 살모넬라균 역시 국내 닭고기의 10~20%에서 검출되는 주요 오염균으로, 생닭 세척 시 함께 확산될 수 있는 셈이다.

세척 대신 키친타월·초벌 삶기 활용

닭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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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와 CDC 모두 생닭은 물로 씻지 말고 키친타월로 표면의 핏물과 불순물을 가볍게 닦아내는 방법을 권장한다. 사용한 타월은 즉시 폐기해야 하며, 닦은 뒤 손도 20초 이상 비누로 세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잡내가 신경 쓰인다면 끓는 물에 생강이나 미림을 넣고 5~10분 초벌 삶은 뒤 물을 버리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이 방법은 세균 감소는 물론 불순물 제거에도 도움이 되며, 세척과 달리 균 확산 위험이 없다.

생닭 전용 도마와 칼을 따로 사용하고, 손질 후에는 조리 기구를 끓는 물로 소독하는 습관이 교차오염을 막는 데 중요하다.

중심 온도 75°C 1분, 가열이 유일한 살균법

닭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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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필로박터균과 살모넬라균은 중심 온도 75°C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한다. 세척 여부와 관계없이 충분한 가열이 식중독 예방의 근본적인 방법인 셈이다.

닭고기가 두꺼울수록 중심부까지 열이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겉만 익은 상태에서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캠필로박터에 감염되면 2~5일의 잠복기를 거쳐 심한 복통·설사·발열·구토가 나타나며, 증상은 3~7일간 지속되면서 탈수로 이어질 수 있다.

생닭 손질은 씻는 것보다 오염 확산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 키친타월 닦기, 전용 도구 사용, 충분한 가열이라는 세 가지 원칙만 지켜도 식중독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노인·임산부는 같은 균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닭고기를 다루는 과정에서 특히 위생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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