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법 따라 영양소 최대 5배 차이

생채소가 무조건 건강하다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파프리카는 100g당 최대 162mg의 비타민C를 함유하지만, 끓이면 66.5%가 손실되는 반면 볶으면 14%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로콜리의 설포라판도 생으로만 먹어야 한다는 통념과 달리, 1~3분 찜 조리 시 오히려 수율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핵심은 채소별로 어떤 영양소를 노리느냐에 달려 있으며, 조리법 선택이 영양 섭취 효율을 좌우하는 셈이다.
색깔별로 다른 파프리카 비타민C 함량

파프리카 100g에는 색상에 따라 비타민C가 92~162mg 들어 있다. 초록 파프리카가 162mg으로 가장 높으며, 주황 116mg, 노랑 111mg, 빨강 92mg 순이다.
레몬의 비타민C 함량이 52mg/100g인 점을 고려하면 파프리카는 레몬의 1.8~3.1배에 달한다. 이 수치는 성인 하루 권장량(100mg)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비타민C는 수용성이면서 열에 취약한 특징이 있다. 붉은 고추(red pepper)를 15분간 조리했을 때 끓이기는 66.5%, 찜은 34.2%, 볶기는 14.0%, 굽기는 25.9%의 손실률을 보였다.
습열 조리가 건열 조리보다 손실이 크며, 같은 습열이라도 물에 직접 닿는 끓이기가 찜보다 2배 가까이 더 많이 파괴되는 편이다. 생으로 섭취할 때 원래 함량인 132.72mg/100g을 온전히 얻을 수 있지만, 끓이면 55.80mg까지 줄어든다.
브로콜리 설포라판, 1~3분 찜이 생보다 유리

브로콜리 100g에는 비타민C 98mg이 함유돼 있으며, 글루코라파닌과 미로시나아제라는 효소가 만나 설포라판을 생성한다. 이 효소는 30~60°C 범위에서 열에 의해 불활성화되기 시작하므로, 과도한 가열은 설포라판 생성을 방해한다. 그러나 찜 조리 1~3분 조건에서는 오히려 설포라판 수율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면 끓이기나 전자레인지 조리는 1분 내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 이후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브로콜리를 가열 조리했다면 겨자씨 분말을 추가하는 방법도 있다.
겨자씨에 함유된 미로시나아제가 열로 파괴된 효소를 대신해 설포라판 생성을 강화하는 셈이다. 이는 조리 후에도 영양소를 보완할 수 있는 실용적인 대안이다.
토마토는 가열이 오히려 유리한 예외

모든 채소가 조리 시 영양소를 잃는 건 아니다. 토마토를 88°C에서 30분간 가열하면 트랜스 라이코펜 함량이 2.01mg/g에서 5.32mg/g으로 2.6배 증가한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비타민C는 0.76μmol/g에서 0.54μmol/g으로 줄어든다. 라이코펜은 지용성 성분이라 열을 가하면 세포벽이 파괴되며 생체이용률이 높아지는 편이다.
파프리카는 비타민C 보존을 위해 짧은 시간 볶거나 굽는 게 좋다. 브로콜리는 설포라판을 원한다면 1~3분 찜 조리가 적합하며, 비타민C가 목표라면 생으로 먹는 게 유리하다.
토마토는 라이코펜 섭취를 위해 익혀 먹는 것이 권장된다. 결국 어떤 영양소를 우선하느냐에 따라 조리법을 달리하는 게 핵심이다.
생채소 섭취 시 반드시 지켜야 할 위생 수칙

생채소는 영양소 보존에 유리하지만 식중독균 위험이 있다. 세척 후 절단하는 순서를 지켜야 하며, 물기를 제거한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게 안전하다. 냉장 온도(4°C, 10°C)에서는 식중독균 증식이 억제되지만, 고온(25°C, 37°C)에서는 빠르게 증가하므로 상온 방치는 피해야 한다.
육류나 수산물과 채소를 분리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바구니부터 도마까지 교차오염을 막아야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는 생채소보다 익힌 채소를 섭취하는 편이 좋다.
샐러드나 커팅 과일을 구입할 때는 냉장 진열대에 있는 제품을 선택하고, 구입 후 2시간 이내 냉장 보관하는 게 원칙이다.
생채소가 항상 영양학적으로 우월한 건 아니다. 파프리카는 짧은 볶기로 비타민C 손실을 14%로 줄일 수 있고, 브로콜리는 1~3분 찜으로 설포라판 수율을 높일 수 있다.
세척과 냉장 보관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익힌 채소가 더 안전하다. 채소별 특성과 목표 영양소를 고려해 조리법을 조합하는 게 가장 현명한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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