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열매 으름이 풍부한 칼륨과 항산화 성분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혈관 및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유의 달콤함으로 ‘조선 바나나’라 불렸지만 지금은 많은 이들에게 낯선 과일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으름덩굴의 열매인 ‘으름’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귀하게 여겼던 간식이자 약재였으며, 현대 과학을 통해 혈관 건강 개선과 강력한 항산화 효과 등 다양한 효능이 다시금 확인되고 있다.
‘조선 바나나’ 으름의 정체

으름은 으름덩굴과에 속하는 낙엽성 덩굴식물(학명: Akebia quinata)의 열매다. 과거 시골 아이들의 소박한 간식이었으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혔다. 현재는 주로 남부 지방의 산기슭에서 자생하는 것을 드물게 발견할 수 있다.
으름이라는 이름은 가을에 익어 껍질이 세로로 벌어진 모양이 마치 위협하는 듯한 입 모양과 닮아 ‘으르다’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하얀 과육이 얼음 같다고 하여 ‘얼음’에서 변형되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바나나가 없던 시절, 그에 비견될 만큼 당도가 높고 식감이 부드러워 ‘조선 바나나’라는 별명을 얻었다. 열매뿐만 아니라 줄기는 바구니를 만드는 등 공예 재료로, 어린 순은 나물로 식용하는 등 버릴 것이 없는 식물로 활용됐다.
풍부한 칼륨과 항산화 성분의 보고

으름의 가장 주목할 만한 효능 중 하나는 혈관 건강 개선 효과다. 핵심 성분은 칼륨으로, 체내에 쌓인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칼륨은 나트륨과 균형을 이루며 세포 내외의 수분 양과 삼투압을 조절하는데, 칼륨 섭취가 늘면 신장에서 나트륨 재흡수를 억제해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이 기작은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또한 풍부한 비타민 C를 비롯한 항산화 물질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손상을 막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비타민 C는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 합성에 필수적인 영양소여서 꾸준히 섭취할 경우 기미, 잡티 완화와 건강한 피부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통 의학에서 현대적 효능까지

으름은 예로부터 단순한 과일을 넘어 중요한 약재로도 쓰였다. 한의학에서는 으름의 줄기를 ‘목통(木通)’이라는 약재로 사용해왔다. 목통은 이름 그대로 막힌 것을 뚫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강력한 이뇨 작용을 통해 체내 불필요한 수분과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효능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신장염이나 관절염으로 인한 부종을 완화하고, 출산 후 부기를 빼는 데 널리 활용됐다. 또한 소염 및 진통 효과가 있어 종기나 염증성 질환, 월경통 치료에도 응용되었다. 이러한 전통적 지식은 현대에 이르러 으름 추출물의 항염 및 항균 효과에 대한 연구로 이어지며 그 가치를 재확인하고 있다.
으름 활용법과 섭취 시 주의점

으름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잘 익은 열매를 생으로 먹는 것이다. 껍질이 자연스럽게 벌어졌을 때가 가장 당도가 높다. 씨앗이 많아 먹기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지만, 씨앗 주변의 하얀 과육은 감과 비슷한 향과 함께 깊은 단맛을 낸다.
씨앗을 일일이 뱉는 것이 불편하다면 과육을 체에 걸러 씨를 제거한 뒤 주스나 스무디로 만들어 마시는 방법이 있다. 설탕과 함께 조려 잼으로 만들면 빵이나 요거트와 훌륭한 궁합을 보여준다.
다만 으름은 성질이 차가운 편에 속하므로 평소 몸이 냉하거나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과다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뇨 작용이 강해 임산부의 경우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잊혀가던 토종 과일 으름은 단순한 추억의 간식을 넘어 현대인의 건강 관리에 유용한 성분을 다량 함유한 ‘뉴트로(New-tro)’ 건강식품으로 재조명될 잠재력이 충분하다. 혈관 건강과 피부 미용, 체내 노폐물 배출 등 다양한 이점을 지니고 있다.
다만 많은 씨앗과 짧은 유통기한, 제한적인 재배 규모는 대중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최근에는 씨 없는 품종 개발 등 상업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머지않아 더 많은 소비자가 으름의 가치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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