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에 두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하룻밤 지나면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음식’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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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 보관도 저온성 세균은 생존
식중독 예방, 재가열·밀폐가 핵심

냉장고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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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안전정보원 연구에 따르면, 껍질째 보관한 삶은 달걀은 단 하루 만에 살모넬라균 검출 위험이 3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냉장고를 ‘안전지대’로 여기지만, 특정 식품들은 냉장 상태에서도 세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해 하룻밤 사이 독이 되는 음식으로 변모할 수 있다.

냉장실은 ‘살균실’이 아니다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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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5°C 이하는 세균의 증식 속도를 ‘감속’시킬 뿐 ‘살균’하지 못한다. 오히려 리스테리아균이나 일부 비브리오균처럼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하거나 더디게 증식하는 ‘저온성 세균’도 존재한다.

따라서 식품의 종류와 조리 상태에 따라 냉장 보관은 단기적인 수단일 뿐이며, 장기적인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수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

해산물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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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된 해산물과 버섯은 세균 증식의 완벽한 배지가 될 수 있다. 조개, 오징어, 새우 등 조리된 해산물은 단백질과 수분이 풍부해 세균 번식이 매우 빠르다.

특히 비브리오균은 5°C 이하에서도 생존 가능하며, 12시간만 지나도 식중독을 유발하는 기준치를 초과할 만큼 증식할 수 있다.

남은 해산물 요리는 당일 섭취가 원칙이며, 보관 시에는 0°C에 가까운 냉장실 최하단이나 김치냉장고에 밀폐 보관해야 한다.

조리된 버섯류 역시 고단백 식품이다. 흔히 단백질이 변성되어 유해 물질이 생긴다고 알려졌으나, 더 큰 위험은 세균 증식과 ‘독소’ 생성이다.

버섯 요리가 식는 과정에서 증식한 미생물(예: 바실러스 세레우스)은 열에 강한 독소를 분비할 수 있다. 이 독소는 재가열해도 파괴되지 않아 식중독을 일으킨다. 조리 후 4시간 이내 섭취하거나 즉시 냉동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조리 환경과 보관 방식이 문제

데친 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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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친 나물과 삶은 달걀은 조리 후 처리 과정에서 위험성이 커진다. 건강식으로 즐겨 먹는 데친 나물은 수분과 영양분이 풍부하다. 대한영양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데친 나물을 실온에 3시간만 방치해도 세균이 10배 이상 늘어난다.

이는 음식이 5°C에서 60°C 사이의 ‘식중독균 위험 온도 구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냉장 보관하더라도 하루가 지났다면 재가열해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껍질째 보관하는 삶은 달걀도 위험하다. 달걀 껍질에는 수천 개의 미세한 기공이 존재한다. 삶은 직후 냉각 과정에서 내부 압력이 낮아지면, 껍질 표면에 있던 살모넬라균 등 세균이 이 기공을 통해 내부로 침투할 수 있다.

특히 온도 변화가 잦은 냉장고 문 쪽에 보관하면 세균 번식이 가속화된다. 반드시 껍질을 벗겨 밀폐용기에 담아 24시간 이내 섭취해야 한다.

식중독 위험과 경제적 손실

삶은 달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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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속 음식을 맹신하는 습관은 소비자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복통, 설사, 구토 등을 유발하는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나 어린이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또한, 안전하게 섭취할 시기를 놓친 음식은 결국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져 가계의 경제적 손실로도 이어진다.

냉장 보관은 식품의 부패를 일시적으로 늦추는 수단일 뿐, 모든 세균 증식을 완벽히 차단하지 못한다. 특히 단백질과 수분이 풍부하거나 조리 과정에서 오염에 노출되기 쉬운 식품은 냉장고에서도 하룻밤 사이 위험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당일 섭취하고, 보관 시에는 밀폐 용기를 사용해 냉장실 가장 깊숙한 곳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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