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이상 절대 끓이지 마세요…푹 끓여야 맛있지만 ‘발암물질’ 생성되는 국민 음료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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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시 발생하는 아크릴아마이드 문제
누룽지·숭늉 조리 온도 핵심

누룽지 숭늉
누룽지 숭늉 / 게티이미지뱅크

백미의 혈당지수(GI)는 86이지만, 누룽지는 72로 14포인트 낮다. 서울대와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공동연구팀이 확인한 수치다. 전분은 식으면서 소화 효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저항전분으로 구조가 바뀌기 때문이다.

저항전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해 혈당을 완만하게 올리고, 식이섬유처럼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된다.

하지만 누룽지를 만들 때 밥을 너무 오래 가열하면 발암추정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가 생성될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아크릴아마이드를 Group 2A로 분류한다.

한경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은 누룽지 제조 시 5분 이내로 가열하는 게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누룽지와 숭늉의 건강 효과와 올바른 조리법을 살펴봤다.

저항전분이 소장 통과해 대장서 장 건강 돕는다

숭늉
숭늉 / 게티이미지뱅크

밥을 식히면 전분 구조가 바뀌면서 저항전분이 생성된다. 저항전분은 소화 효소에 저항해 소장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다. 이 덕분에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하며, 혈당이 급격히 오르지 않는 셈이다.

대장에서 저항전분은 장내 미생물의 프리바이오틱 역할을 한다. 장내 미생물이 저항전분을 먹이로 삼아 단쇄지방산을 생성하고, 이는 장 건강을 증진시킨다. 특히 냉장 온도(약 4℃)에서 저항전분 생성이 가장 활발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누룽지로 만들기 전 한숨 식히는 것은 필수다. 식히는 과정에서 저항전분이 형성되므로, 뜨거운 밥을 바로 누룽지로 만들면 저항전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GI 분류상 백미(86)는 고GI, 누룽지(72)는 중-고GI에 해당하지만, 14포인트 차이는 혈당 관리에 유의미한 수준이다.

아크릴아마이드는 120°C 이상에서 마이야르 반응 생성

숭늉
숭늉 / 게티이미지뱅크

아크릴아마이드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을 100°C 이상의 고온에서 조리할 때 아스파라긴(아미노산)과 당의 마이야르 반응에 의해 생성된다. 누룽지도 이 원리로 생성되는데, 가열시간이 길어질수록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이 증가한다.

IARC는 아크릴아마이드를 Group 2A(발암추정물질)로 분류한다. 이는 동물 실험에서 발암성이 충분히 입증됐지만 인간 대상 연구는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장기간 대량 섭취 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조리 시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한경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의 5분 권장은 건강과 구수한 맛의 균형을 맞추는 적절한 기준이다. 5분 이내로 가열하면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을 최소화하면서도 누룽지 특유의 고소한 맛을 살릴 수 있는 셈이다.

무쇠솥 철분 10.94mg/L, 양은냄비는 0mg/L

숭늉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인하대 의대 연구팀이 주철로 된 무쇠솥과 알루미늄 재질의 양은 냄비로 숭늉을 만든 후 각 물에 있는 철분 양을 측정했다.

무쇠솥 숭늉은 10.94mg/L, 양은 냄비 숭늉은 0mg/L였다. 무쇠솥에서 철분이 용출되고 양은냄비에서는 거의 용출되지 않는다는 일반적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조리에서 나온 철분이 인체에서 활용되는지 세포 속 헴산화효소 활성화를 확인했다. 무쇠솥에서 나온 철분은 생체에 이용돼 헴산화효소 활성도를 높였다. 헴산화효소는 철 대사에 중요한 효소이며, 그 활성도 증가는 철분의 생체이용성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누룽지 재료에 곤약, 귀리, 현미 등을 섞으면 혈당지수를 더욱 낮출 수 있다. 다만 개인의 소화 상태에 따라 비율을 조절하는 게 좋다. 곡물 조합 자체가 혈당 지수를 낮추는 것은 맞지만, 정확한 비율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

수분 부피로 포만감 증가, 다이어트 효과

숭늉
숭늉 / 게티이미지뱅크

저항전분은 소화가 천천히 되는만큼 포만감도 오래 지속시켜 다이어트나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숭늉 형태로 먹으면 수분으로 인해 부피가 늘어나 포만감이 더 커진다. 적은 양으로도 높은 포만감을 제공하는 셈이다.

저항전분이 대장에서 단쇄지방산으로 전환되면 장 건강뿐만 아니라 대사 조절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 민감성이 개선되고, 장기적으로 체중 관리에 유리하다.

무쇠솥으로 숭늉을 끓이면 철분까지 섭취할 수 있어 빈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5분 이내로 가열해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밥을 한숨 식힌 뒤 무쇠솥에 넣고 5분 안에 누룽지를 만들면, 저항전분과 철분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누룽지는 GI 72로 백미(86)보다 14 낮아 혈당 관리에 유리하다. 저항전분이 소장을 통과해 대장에서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며, 포만감도 오래 지속되는 셈이다.

다만 5분 초과 가열하면 Group 2A 발암추정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가 생성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쇠솥으로 만들면 철분 10.94mg/L를 추가로 섭취할 수 있으며, 밥을 한숨 식힌 뒤 조리하면 저항전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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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굿뉴스 감사합니다 누룽지 살안찐다는게 확인됏네요 좋은연구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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