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겨서 버리던 미역의 재발견, ‘미역줄기’가 최고의 건강 반찬이 된 이유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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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노폐물 배출부터 혈관 건강까지, 미역줄기의 영양학적 가치와 올바른 섭취법

미역줄기
쟁반에 담긴 미역줄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흔한 밑반찬 미역줄기, 왜 다시 주목받는 건강 식재료가 되었을까? 그 답은 미역의 끈적한 점액질 성분에 숨겨진 핵심 물질, 바로 ‘알긴산(Alginic acid)’에 있다.

과거 미역의 잎 부분만 사용하고 남은 질긴 부위로 여겨졌던 미역줄기는, 가공 기술의 발전과 과학적 효능 검증을 통해 이제는 현대인의 건강 관리에 필수적인 식재료로 위상이 달라졌다. 오독오독한 식감 속에 숨겨진 강력한 건강 효능의 중심에는 이 알긴산이 자리 잡고 있다.

‘바다의 섬유질’ 알긴산의 작용 원리

미역줄기 볶음
미역줄기 볶음 / 게티이미지뱅크

알긴산은 미역줄기 가치의 핵심을 이루는 수용성 식이섬유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염장 미역줄기 100g에는 최대 20g 이상의 풍부한 식이섬유가 포함될 수 있다.

이 알긴산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물과 결합해 끈적한 젤 형태로 변한다. 이 젤은 장의 연동운동을 부드럽게 촉진해 쾌적한 배변 활동을 돕고, 장내 유익균의 좋은 먹이가 되어 장내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알긴산의 능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끈적한 젤 형태의 알긴산은 장을 통과하며 스펀지처럼 체내의 불필요한 물질들을 흡착한다.

과도하게 섭취된 나트륨과 유해 중금속, 그리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담즙산을 붙잡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이 과정 덕분에 미역줄기를 꾸준히 섭취하면 혈압을 안정시키고 혈관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뼈와 신진대사를 위한 미네랄의 보고

미역줄기 볶음
그릇에 담긴 미역줄기 볶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미역줄기는 식이섬유 외에도 우리 몸에 필수적인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특히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아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하고 골밀도를 유지하여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성장기 어린이나 노년층에게 훌륭한 천연 칼슘 공급원이 될 수 있다.

또한 주목해야 할 성분은 갑상선 호르몬의 핵심 구성원료인 요오드다. 요오드는 신체의 에너지 생성과 신진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해조류 섭취가 잦은 한국인의 식단에서는 요오드 결핍보다 과다 섭취를 경계해야 할 때가 많다.

특히 갑상선 기능 항진증 진단을 받은 환자의 경우, 요오드가 풍부한 미역줄기 섭취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건강한 성인이라도 특정 해조류만 과도하게 먹는 식습관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긴 식감을 즐겁게 바꾸는 손질과 조리법

미역줄기 볶음
프라이팬에 볶는 미역줄기 볶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미역줄기 특유의 단단하고 질긴 식감은 올바른 전처리 과정을 통해 ‘오독오독’ 즐거운 식감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염장 미역줄기는 먼저 소금기를 완벽하게 제거해야 한다.

찬물에 최소 30분 이상 담가두어 삼투압 현상으로 소금기가 충분히 빠져나오도록 기다린 후, 2~3차례 물을 갈아가며 깨끗하게 헹궈내야 짠맛과 쓴맛이 사라진다.

다음으로, 끓는 물에 소금기를 뺀 미역줄기를 넣고 15~20초가량 짧게 데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 과정은 비린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질긴 조직을 한결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미역줄기
반찬통에 담긴 미역줄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데친 미역줄기는 즉시 찬물에 헹궈 열기를 식혀야 특유의 오독한 식감이 살아난다. 이렇게 손질한 미역줄기는 다진 마늘, 양파와 함께 들기름에 볶아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가장 대중적인 미역줄기 볶음이 완성된다. 식초와 설탕, 고추장 양념에 무쳐 새콤달콤한 초무침으로 즐겨도 입맛을 돋운다.

풍부한 영양 가치와 독특한 식감을 지닌 미역줄기는 더 이상 식탁의 조연이 아니다. 바다가 인간에게 선사한 강력한 생명력을 품은 이 식재료는 장 건강부터 혈관 관리까지 현대인의 건강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훌륭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올바른 손질법과 건강한 조리법을 통해 우리 식탁 위 미역줄기의 가치를 재발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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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76세 할머니 지금까지 한번도 먹어보지 않았는데 좋다길래 해봤는데 넘 맛있어요 지금도 먹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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